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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국민생활체육회 월급 30% 인상 돈 잔치"

[취재파일][단독] "국민생활체육회 월급 30% 인상 돈 잔치"
국민생활체육회가 대한체육회와 통합을 하루 앞두고 임금을 최대 30%나 인상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던지고 있습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정부로부터 매년 1천 억 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 받아왔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의 법적 통합은 지난 3월 21일에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에 대한 연봉 인상은 하루 전인 3월 20일에 전격적으로 단행됐습니다. 더군다나 3월 20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왜 통합을 하루 앞둔 일요일에 직원들을 갑자기 소집해 연봉을 엄청나게 많이 올렸을까요? 이와 관련해 통합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폭로했습니다.

“대한체육회와 통합이 이뤄진 다음에는 월급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생활체육회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통합 하루 전인 일요일에 급하게 임금을 인상시킨 것이다. 인상 폭은 평균 19%이고 어떤 직원은 30%라고 한다. 돈으로 치면 2-3천만 원이다. 통상 공공 기관의 임금 인상률이 3-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생활체육회가 국민 세금의 지원을 받는 기관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쉽게 말해 돈 잔치를 벌인 것이다. 만약 기관 운영비를 인건비로 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국민생활체육회는 현재 없어졌고 그 직원들은 현재 통합 대한체육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폭등된 월급은 지금도 매달 꼬박꼬박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받는 돈은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의 양대 체육단체 통합이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에게는 일종의 ‘복권 당첨’이 된 것입니다.    
통합 대한체육회 노조는 국민생활체육회가 돈 잔치를 벌이는 과정에 관리 감독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연봉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형평을 맞춘다는 구실로 임금을 대폭 인상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문체부 말을 잘 듣는 국민생활체육회에게 일종의 ‘특혜’를 줬다는 것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문체부에 맞선 대한체육회 인사들은 대대적인 검찰 조사를 당했고 몇몇 대한체육회 간부는 직급과 보직 강등이란 수모를 당했고 징계 요구까지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대한체육회에서 관리하던 가맹 경기단체 예산(약1,200억) 또한 문체부에서 직접 경기 단체에 교부해 대한체육회의 손발을 잘랐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대한체육회는 10만 원 쓰는 것까지 간섭할 정도로 가혹했던 문체부가 통합 과정에서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의 임금은 최대 30%나 인상한 것을 그대로 묵인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행태라는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통합 대한체육회의 인사 담당 관계자는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의 임금이 통합하기 직전에 인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밝히기 어렵다. 인상 폭의 결정은 조영호 당시 국생체 사무총장과 강영중 국생체 회장 라인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강영중 전 국생체 회장은 현 통합 대한체육회 회장이고 조영호 전 국생체 사무총장은 현 통합대한체육회 사무총장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생활체육회가 대한체육회를 '접수'한 모양이 됐습니다. 대한체육회 노조는 지난 6개월 동안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직제와 임금 체계의 시정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아직까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생활체육회 출신 직원 가운데 30여 명은 최근 별도의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러니까 통합 대한체육회에는 옛 대한체육회 직원 중심의 노조와 국생체 직원 중심의 노조, 2개가 ‘따로국밥’처럼 존재하게 됐습니다. 하나로 똘똘 뭉쳐도 어려울 판에 ‘한 지붕 두 가족’이란 분열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5일 치러지는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는 수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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