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승용차가 갑자기 중심을 잃더니 중앙분리 지대 (참고로 미국은 땅이 넓다 보니 도시가 아닌 외곽 고속도로 가운데는 중앙분리대 대신에 상하행선 사이에 10여 미터 정도의 공간을 두는 곳이 많습니다)로 나갔다가 다시 도로로 되돌아오면서 갓길을 넘어 아래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승용차는 우거진 나무들에 한차례 부딪힌 뒤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페탈루마 강으로 빠졌습니다. 승용차가 서서히 물속에 잠겨 들어가는 동안 운전자인 헤르난데즈는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뒷좌석에 타고 있던 두 딸은 점점 가라앉는 차 안에 그대로 갇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엄마 헤르난데즈는 가라앉는 승용차 꼭대기에 서서 목청 높여 도움을 청했고, 사고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911 구조대가 도착했습니다.
어찌 보면 미국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 가운데 하나일 텐데 지역 언론을 넘어 CNN에까지 이 사건이 보도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뉴스 리포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비극적인 죽음은 일주일 전 두 자매가 비슷한 이유로 목숨을 잃었던 사고와 마치 ‘데자뷰’ 처럼 유사합니다.”
당시 이 사고를 조사하러 출동했던 경찰관은 불과 8일만에 너무나도 유사한 또 다른 사고를 조사하게 된 겁니다. 경찰 조차도 두 사고가 이상하리만치 너무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화면에서 봤을 때 말이 강이지 그리 크지 않은 수로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사들을 검색해봤더니 물의 깊이는 6피트 그러니까 1미터 80센티미터에 불과했습니다. 적어도 차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물에 뛰어들었더라면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그 승용차는 고속도로를 규정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현재 엄마 운전자의 부주의 운전 가능성을 조사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엄마는 두 딸을 잃었을 뿐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됐습니다.
면허도 없이 운전하고, 두 딸을 카 시트나 안전 벨트 같은 안전 장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앉히고, 이른 아침 붐비는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달리고, 또, 순간 앞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부주의하게 운전하는 등 여러 요소들이 결합돼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 것일 겁니다.
뒷좌석에 아이를 태울 때는 반드시 안전 벨트를 착용하게 하고 최대한 규정 속도를 지키면서 주의해 운전하는 습관…. 이번 사고를 타산 지석으로 삼아 우리 스스로 다시 한번 다짐해야 할 듯 합니다.
사진 =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