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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차기 잠수함의 징조들…'대형 원자력 잠수함' 지향

[취재파일] 北, 차기 잠수함의 징조들…'대형 원자력 잠수함' 지향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 성공으로 드디어 우리 군과 정치권에서도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 건조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찌감치 SLBM 여러 발을 쏠 수 있는 전략 잠수함 건조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도모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찍이 20년 전에 차기 대형 잠수함의 모형을 만들어 김정일이 옆에 서 있는 사진을 대외에 공개하더니 요즘엔 신포항 근처에 의문의 도크를 짓고 있습니다. 도크는 길이 130m 정도의 원자력 잠수함을 올려놓기에도 충분한 초대형입니다.
● 1995년 4월 25일 사진 속 잠수함 모형의 정체는?

북한은 지난 2012년 ‘연속참관기-장군님과 동지, 조선혁명박물관을 찾아서’라는 TV 프로그램을 내보냈습니다. 이때 사진 한 장이 소개되는데 북한 언론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5년 4월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조선혁명박물관을 방문해 우리나라 지형조건에 맞게 현대화할 과업을 주시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속 김정일은 당시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광진 차수의 설명을 들으며 잠수함 모형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1995년쯤 이미 대형 잠수함 개발에 착수했거나 머지않아 착수할 채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진 차수는 북한 언론이 보도한 ‘김정일이 지시한 과업’을 잘 수행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진 속 잠수함은 코닝 타워까지 합치면 4단 구조입니다. 제일 위쪽 1, 2단은 코닝 타워이고 제일 아래 4단은 메인 선체입니다. 가운데 3단 부분은 SLBM 수직발사관 여러 기가 장착된 모양입니다. 코닝 타워 뒤쪽에 수직발사관을 장착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 원자력 잠수함들이 많은데 북한 잠수함 모형은 코닝 타워 앞쪽에 수직발사관을 꽂아 놓은 형상입니다.

친북 매체들은 북한이 1993년에 러시아로부터 원자력 잠수함 2척을 도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이 잠수함들을 분해하고 역설계해 원자력 잠수함 건조 기술을 익혔다며 북한이 1만톤급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역설합니다. 심지어 이미 건조를 끝내고 어딘가에 숨겨 놓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원자력 잠수함을 손에 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식적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은 잠수함은 디젤 추진의 3,000톤급인 골프급이고 이를 토대로 2,000톤급 미만의 신포급을 건조했습니다. 한 북한 정보 전문가는 “북한이 대형 잠수함 건조를 마쳤다면 그동안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되지 않았을 리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 완공 앞둔 신포항의 초대형 도크의 정체는?

영국의 군사전문지 ‘IHS 디펜스 위클리’는 최근 흥미로운 사진 몇 장과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신포항 남쪽 2.25km 지점에 의문의 대형 도크가 건설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사진을 보면 도크는 해안선에 붙어 건설되고 있습니다. 폭 10m, 길이 150m의 도크 2개가 나란히 건설되는 중인데 두 도크의 거리는 14m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도크 위에는 지붕이 덮이고 있다고 IHS는 전했습니다. 거제도의 조선소만 봐도 배를 짓는 도크에는 통상 지붕이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 도크에는 지붕이 덮이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100m를 넘는 해군 함정이 드물고, 그런 함정의 경우 함교와 레이더가 높이 달려 있어 지붕이 있는 유개(有蓋) 도크에 넣을 수 없습니다. 즉 북한이 신포항에 짓고 있는 도크에는 높이가 낮고 길이가 긴 함정이 들어가야 합니다. 잠수함입니다.

길이 150m 도크라면 100m 이상 되는 잠수함도 들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최대 잠수함인 로미오급이 76m이고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한 신포급이 65m 정도입니다. 신포항의 대형 유개 도크가 잠수함용이 맞다면 로미오급이나 신포급의 자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길이 100m 이상의 잠수함이면 원자력 추진 방식을 의심해 볼만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로미오급은 신포항 바로 앞 마양도 해안 이곳저곳에, 신포급은 신포항 부두에 정박해왔습니다. 정박 위치에 지붕 따위는 없어서 미국의 정찰위성에서 훤히 보입니다. 대형 도크에 지붕을 올렸다는 것은 남 몰래 뭔가 정박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이 3,000톤급 이상 잠수함을 짓고 있다는 것은 이제 정설입니다. 북한이 한발 더 나아가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북한이 SLBM에 이어 원자력 잠수함까지 만든다면 어떤 나라보다 일본이 당장 원자력 잠수함 건조 대열에 들어설 것입니다. 여차하다가는 우리 해군만 동북아 약체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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