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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손명준의 사부곡, 올림픽 경기 전날 눈 감은 아버지

마라톤 손명준의 사부곡, 올림픽 경기 전날 눈 감은 아버지
▲ 결승선에 도착한 손명준 (사진=연합뉴스)
 
손명준(22·삼성전자)의 아버지 고(故) 손보성 씨는 너무 일찍 눈을 감았습니다.

아버지가 조금 더 버텨주시길 기원하던 손명준은 아들을 기다리느라 입관하지 못한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20일 눈을 감은 고 손보성 씨의 발인은 25일 오전 8시에 했습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 손명준은 발인 때는 상주 자리를 지켰습니다.

손명준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 풀코스를 2시간36분21초에 달렸습니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155명 중 131위.

아쉬운 성적이었습니다.

손명준은 경기에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13㎞ 지점부터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부고를 받은 터라 마음은 더 아팠습니다.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는 리우올림픽 마라톤이 열리기 하루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손명준이 경기를 끝낸 뒤에 부고를 접하길 바랐지만, 손명준은 다른 지인을 통해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명준이 부고를 접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습니다.

손명준은 24일 귀국했고, 곧바로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충북 음성농협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상주가 도착한 뒤에야 입관을 했습니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로 미뤘습니다.

손명준과 대표팀, 소속팀 삼성전자 육상단은 이런 사연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리우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마쳤을 때도 손명준은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며 "쉬고 싶은 마음보다는 차근차근 다시 훈련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아버지와 이별할 때입니다.

손명준의 가족은 자연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수목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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