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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물놀이했다가 돌연 사망…뇌 파먹는 작은 괴물

폭염이 계속되면서 시원한 물놀이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물놀이를 다녀왔다가 목숨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호수나 연못처럼 고여있는 물에서 서식하는 아메바 때문입니다.

김정기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아메바, 정확히 말하자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 불리는 기생충은 뇌를 파먹는 작은 괴물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무슨 호러 영화 제목 같지만, 실제로 아메바는 사람의 코를 통해 뇌로 들어가 하루에서 보름 남짓 사이에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1962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메바 감염자는 총 138명으로 집계되는데, 이 가운데 3명을 제외한 135명이 숨져 치사율은 약 9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질병 통제 예방 센터에 따르면 매년 평균 8명이 아메바에 감염되는데, 올해 보고된 환자만 모두 4명입니다.

모두 공원이나 집 근처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다가 또는 캠프장에서 안전 요원으로 일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메바에 감염된 겁니다.

증상은 일단 가장 먼저 목이 뻣뻣해지고 이유없이 머리가 아프거나 토를 하고, 심한 고열에 시달리게 됩니다.

어쩔 땐 환청을 겪기도 하는데, 간혹 단순 뇌막염으로 오해하기도 해 치료를 늦추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곧바로 치료에 들어갈 경우 말테포신이라 부르는 실험적인 신약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3년 전 아칸소주에서 감염됐던 12살 소녀는 첫 증상이 확인된 뒤 30시간 만에 감염을 확인해 36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했는데요, 우선 체온을 낮춘 뒤 고무튜브를 활용해 말테포신을 매일 두세차례씩 28일간 투여했더니 기적처럼 살아났습니다.

또 이달 초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했던 플로리다의 16살 청년도 의료진이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준비시키기까지 했었지만, 다행히 약의 제조사가 같은 올랜도 지역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12분 만에 신속히 약을 공급받아 2주 만에 회복했습니다.

[험버토 리리아노 박사/플로리다 어린이 병원 : 환자를 깨워 호흡관을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몇 시간 내로 말을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그 때 이후로 놀랍도록 잘 지내고 있어 저희는 굉장히 낙관적입니다. 걷기도 하고 이야기도 합니다.]

[브루닐다 곤잘레스/생존자 어머니 : 기적을 주신 신께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병원과 의료진 덕분에 아들이 돌아왔고 온전한 생명을 되 찾았어요. 제 아들은 매우 활기차고 모험심 강한 멋진 10대 소년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아메바 감염 사례가 없습니다만, 아메바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고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요즘같은 여름철 야외 호수에서 수영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취재파일] '뇌 파먹는 작은 괴물' 아메바…치사율이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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