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야생동물이 주택가로 내려오는 일이 심심찮게 있는데,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특히 곰들이 그렇게 많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요즘은 가뭄이 심해서 더 그렇다고 하는데 집에서 곰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스앤젤레스 박병일 특파원입니다.
<기자>
커다란 흑곰 한 마리가 주택가를 어슬렁거립니다.
골목길로 방향을 틀자 뒤늦게 곰을 발견한 남성이 혼비백산 달아납니다.
주택 모퉁이에서 마주치자 사람도 곰도 서로 놀라서 황급히 피합니다.
이 곰 가족은 집 뒷마당에 설치된 간이 풀장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팀 배소/집주인 : 이런 상황은 흔한 일은 아니지요. '애들하고 개가 어디 있지?'라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호수에서 주변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피서를 즐기는 곰 가족도 있습니다.
계속되는 불볕더위와 가뭄으로 물이 말라 버리자 주택가까지 내려오는 겁니다.
[제이슨 홀리/캘리포니아주 야생보호국 : 가뭄이 심해 서식지에 있는 시냇물이 다 말라 버리니까, 내려와서 몸을 식히는 거죠.]
미국과 캐나다에 서식하는 흑곰은 60만 마리.
주택가에 출현하는 곰이 늘면서 경찰과 동물보호단체 모두 비상이 걸렸습니다.
[마이크 올랜도/곰 전문가 : 곰들이 도시로 내려오면 길을 잃고 결국 저렇게 나무로 올라가게 되죠.]
북미 지역에서 지난 15년간 곰에 물려 숨진 사람은 44명.
먼저 자극하지 않으면 곰은 사람을 해치지 않습니다.
다만, 물이나 먹이를 찾으러 내려온 곰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고 경찰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