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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소득은 제자리에 빈부격차는 심화…술·담배로 달랜다

[취재파일] 소득은 제자리에 빈부격차는 심화…술·담배로 달랜다
1년 전에 비해 살림살이 좀 나아졌다고 느껴지십니까?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아니라고 답하실 것 같습니다. 언제는 먹고살기 편했냐마는 요즘은 특히 더 먹고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계속되는 수출 부진에 더딘 내수 회복, 최악의 취업난, 여기에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빚에 비해 잘 늘어나지 않는 소득까지, 갈수록 살기 팍팍해진다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상황은 통계로도 증명됐습니다. 우리나라 2분기 가계 소득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가계 소득은 430만 6천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핏 보면 꽤 많은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1년 전에 비하면 겨우 0.8%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것도 단순히 금액으로만 따진 명목 소득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입니다. 사실상 1년 동안 우리 가계의 소득은 전혀 늘지 않고 제자리인 셈입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대부분 월급쟁이들은 월급이 별로 안 올랐고, 상대적으로 근로소득이 없는 은퇴 고령층의 경우엔 계속되는 저금리의 여파로 이자 소득이 9.8%나 감소한 게 크게 작용했습니다.

소득이 안 늘었으니 당연히 소비도 줄겠죠. 2분기 지출은 351만 9천 원으로 1년 전보다 1% 정도 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역시 물가인상을 감안한 실질지출은 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70.9%로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경제 상황에 가정들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 맸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술 더 떠 빈부격차까지 늘었습니다. 가계를 소득 수준에 따라 5단계로 나눴을 때 가장 소득이 많은 상위 20%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821만 3천 원으로 1년 전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가장 소득이 적은 하위 20%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39만 6천 원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6%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쉽게 말해 잘사는 사람들 소득은 많아지고, 못사는 사람들 소득은 줄어들면서 빈부격차가 더 심해진 겁니다.

이쯤되니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가 없습니다.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거 같습니다. 스트레스는 담아두면 안되고 어떻게든 풀어야겠죠.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르고 다양하겠지만, 그나마 그 중에서 서민들이 제일 무난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소법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네. 바로 술과 담배입니다. 실제로 올 2분기 거의 모든 품목의 소비가 줄었는데, 유독 주류와 담배 지출만 1년 전보다 소비가 7.1% 늘었습니다. 술, 담배 가격 인상으로 소비 액수 자체가 많아진 영향도 있지만, 역시 팍팍하고 고달픈 삶을 잠시나마 잊어보고자 이를 많이 찾은 측면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술, 담배 소비가 느는 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당연히 건강에 좋지 않은 술, 담배 대신 보다 건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게 옮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안한 미래와 현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담배 한 모금, 소주 한 잔을 찾는 데 대해 누가 과연 매몰차게 손가락질하며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모로 안타까운 우리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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