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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뇌 파먹는 작은 괴물' 아메바…치사율이 98%

[취재파일] '뇌 파먹는 작은 괴물' 아메바…치사율이 98%
요즘 같은 폭염이 계속되면 누구나 시원한 물 속으로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싶어하죠. 나이와 성별, 국적에 상관 없이 누구나 시원한 물 속에서 즐기길 원합니다. 그러나 물이 고여있는 호수에서 즐기는 수영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메바’ 때문입니다.

'뇌를 파먹는 아메바…'. 호러 영화 제목 같아 보이지만 실제 이 기생충으로  미국에서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발생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입니다. 끔찍하고 무섭기까지 한 아메바를 취재했습니다.

● 벌써 네 번째

올해 보고된 아메바 환자는 미국에서만 모두 4명입니다. 신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한 주민이 아메바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5일에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살던 11살 소녀가 집 근처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다가 아메바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달 전에는 18살 오하이오 여성이 노스캐롤라이나 공원에 있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던 중 감염됐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캠프장 호수에서 안전 요원으로 일하던 10대가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962년부터 2015년 사이 아메바에 감염된 사람만 138명. 이 가운데 단 3명만 치료를 받고 현재 정상 생활을 하고 있고 나머지 감염자는 모두 사망했습니다. 치사율이 약 9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말 무섭죠.

미국 아칸소주에서 지난 2013년 감염된 12살 소녀는 감염 즉시 바로 치료에 들어가 목숨을 구한 것으로 의료진들은 보고 있습니다. 첫 증상이 확인된 뒤 30시간 안에 아메바 감염이 확인됐고 36시간 안에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이 소녀는 체온을 낮추고 말테포신을 28일간 매일 2~3회 투여했습니다. 스스로 약을 삼키지 못할 경우에는 고무 튜브를 활용했습니다. 말테포신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테포신의 높은 가격이 큰 부담입니다. 팩 하나의 가격이 16000달러. 아메바 환자는2~3개의 말테포신 팩이 필요합니다. 그나마 아메바 환자가 있는 병원에 말테포신이 있으면 다행.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약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말테포신이 어떤 효능으로 환자를 살렸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초기 증상은?

일단 감염되면 가장 먼저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과 구토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심한 고열에 시달리게 됩니다.  심할 경우 환각, 환청을 겪게 되고 1일~18일 사이 환자는 사망합니다. 이런 증상을 보고 간혹 단순 뇌막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치료가 늦어집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평균 8명이 아메바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여름, 특히 휴가철인 요즘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야외에 있는 호수에서 수영을 즐길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아메바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환자가 발견됐다는 것일 뿐 미국에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아메바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고 주로 물 밑에 서식하지만, 사람들이 수영을 할 때 호수 밑에 있는 아메바가 물 위로 올라오고 결국 사람의 코를 통해 뇌로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메바는 코를 통해 뇌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수영 중에는 코를 막거나 수면 위로 얼굴을 들어 코가 물 속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보고된 아메바 감염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한국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도 100% 안전하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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