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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검찰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①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구 해운대 관광리조트)을 아십니까?

[취재파일] 검찰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①
연속 취재 '해운대 엘시티' 수사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①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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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⑨ (11.22)

해운대 해수욕장 미포 쪽에 짓고 있는 101층 짜리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입니다. 고급 아파트와 7성급 레지던스 호텔 및 관광 호텔, 워터파크와 각종 상업 시설이 이곳에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엘시티의 진가는 우리나라 최고로 평가되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점. 즉 해수욕장을 자기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천혜의 입지 탓에 지난해 8월 아파트 분양을 하면서 320㎡ (97평형)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67억 6천만 원으로 3.3㎡, 한 평에 7천만 원을 훌쩍 넘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정식 모집 공고를 내고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가운데 단일 사상 최고가입니다.

일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도 3.3㎡당 평균 2730만원으로 역대 부산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통틀어 단연 가장 높은 가격입니다. 이 초호화 아파트와 7성급 레지던스 호텔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위 소득수준 상위 1%안에 드는 슈퍼 부자일 겁니다.

지난해 882세대 규모의 엘시티 더샵 아파트 분양은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어 현재 101층 랜드 마크 타워 22층~94층에 엘시티 더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합니다. 561실 규모로 전용 면적은 113~205㎡입니다. 3.3㎡ 당 평균 분양가 3107만원으로 전체 분양가가 최저 14억 4300만원부터 33억 3400만원에 걸쳐있습니다.
분양 당시 모습
● 검찰, 엘시티 전격 수사 착수…전 시행사 대표 구속, 실질 대표는 잠적
 
이렇게 잘나가는 엘시티 왕국에 대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21일 부산과 서울 지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지난 10일 엘시티 시공사 전 대표 이사 박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혐의는 초고층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부당하게 대출받았다는 것입니다.

박 대표는 해당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고위 인사의 자금 담당 측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초부터 올 2월까지 허위 용역을 이용해 PF자금 320억 원을 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같은 기간에 직원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사 자금 2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시행사가 부당 대출과 빼돌린 회사 자금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범죄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영장 실질 심사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압수수색 모습
● 검찰 수사, 실질 대표 이모 회장 정조준. 이 회장은 잠적
 
하지만 검찰 수사의 칼끝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엘시티 시행사의 실질적 대표인 이 모 회장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현재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잠적한 상탭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놓았습니다.
 
● 이 회장은 누구? 정관계의 마당발 인맥, 로비의 귀재로 알려져
여기에서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의 실질 대표 이 회장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회장은 부산 지역에서 숱한 일화를 남긴 지역 거물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마당발 인맥과 로비의 귀재로 알려져 있는 전국구 인물이란 겁니다.

이회장이 세간에 처음으로 알려진 사건이 1998년 소위 ‘부산판 수서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다대. 만덕지구 택지개발사업’이었습니다. 당시 동방주택건설 회사의 사장이었던 이 씨는 부산시로부터 토지 형질 변경을 둘러싼 뇌물 비리 혐의의 주범으로 구속되었습니다.

이씨는 1993~96년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임야 42만여 ㎡를 헐값에 매입한 뒤 이 지역을 아파트 건립을 위한 주거 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천 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챙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의 부산시 등에 대한 로비가 있었고 기업 측이 비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거세게 제기됐습니다. 만덕 지구 역시 주거 용도로 변경해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겼습니다. 이 사건으로 부산시 고위 공무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씨는 뇌물을 받은 공무원 명단에 대해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 모르쇠 진술로 일관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시 공무원들로부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회장은 앞으로 끝까지 챙겨야 한다” 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까지 남긴 인물입니다.

당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수서 비리 사건’의 주범이었던 한보철강 정태수 회장보다도 더 입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 회장은 로비의 귀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회장이 운영하는 해운대 모 특급호텔 건물 지하에 유명한 룸살롱이 있습니다. 이 룸살롱은 소위 부산에서 가장 잘나가는 술집으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이 씨는 이 룸살롱을 소위 정, 관계와 언론계 등 유명 인사들의 접대 로비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힘 좀 쓴다는 인사들은 이곳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였죠.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쌓은 인맥이 권력 기관과 부산시 고위 간부. 언론계 등 곳곳에 포진해 있었고 MB정권 핵심 실세와도 연이 닿아있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 국정원등 권력 기관의 간부들과도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오며 자신의 방패막이 역할을 기대했다고 주위에서 말합니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부산시 고위 간부들과의 교분도 무시할 수 없는 든든한 배경 이었지요.

이러한 중앙과 부산을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 관리로 부산 지역에서 이 회장에 대한 수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대검을 비롯해 부산지검과 부산 동부지청에서 5,6년 전부터 이회장과 엘시티에 대한 수사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지만 그때마다 슬그머니 사라지고 한 것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동부지청의 전격적인 수사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 검찰 수사에 정, 재계 촉각 곤두세우며 전전긍긍
중국회사와 시공 계약 체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부산시를 비롯한 공무원 사회는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허남식 전 부산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엘시티 개발 사업에 허 전시장의 의지가 누구보다도 강했다는 점에서 인 허가 과정에서 특혜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이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몇 명 국회의원과 MB정부 실세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사실 해운대 엘시티 초고층빌딩 사업은 공사를 대행할 시공사 선정을 놓고 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시행사측은 당초 우리나라 대기업 건설업체들과 계약을 시도했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좌절됐습니다. 시공사를 정하지 못해 표류하던 과정에서 시행사는 자금난으로 파산설 까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뒤 2013년 10월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자 회사인 중국 건축유한회사 (CSCEC)와 시공계약을 체결했지만 역시 1여 년 만에 사업에 손을 뗐습니다. 결국 지난해 4월 우여곡절 끝에 포스코가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시공사로 선정되기까지 외부 입김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즉 전 정권과 현 정권 실세 인사가 막후 다리를 놓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비설과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검찰, 부산은행 압수수색 본격 수사 예고

부산은행 전경
지역 상공계는 엘시티 수사로 부산경제에 큰 악영향을 준다는 논리로 수사 반대 여론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6일 부산은행 본점 투자금융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 했습니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16개 금융사에서 엘시티에만 1조 원 규모의 PF자금을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은행권 내부에서조차 한 업체에 과도한 대출이란 지적이 있었습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 했던 상황에서 한 사업에 과도한 부정 대출을 한 것은 아닌지 또 최고위층에서 부정 대출을 알고서도 묵인 또는 주도했는지 여부가 수사 대상인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엘시티 더 샵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 끝이 어디로 귀결될 지 부산 지역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검찰 수사팀이 온갖 외부 압력으로 수사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1998년 검찰이 다대 만덕지구 택지개발 사건 수사에 착수하자 이 회장은 곧바로 잠적에 들어가 숨어 있다가 막후에서 사태 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진 다음 자수를 했습니다. 이번 엘시티 사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이 회장은 곧바로 잠적했습니다. 벌써부터 온갖 인맥을 동원해 검찰 수사를 무력화 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사태 수습 카드를 마련한 뒤 검찰에 자수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립니다.

검찰의 창과 이 회장의 방패. 과연 누가 더 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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