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AI-록히드마틴의 쾌속질주…T-X 선두 유지

미국 공군과 해군의 노후 훈련기 1,000대를 교체하는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 T-X 사업.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미국 록히드 마틴 연합이 미국의 보잉-스웨덴의 사브, 미국의 노스롭 그루먼-영국의 BAE, 미국의 레이시온-이탈리아의 에어마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업 규모가 우리 돈 38조 원이다 보니 전투기를 제작해 본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산기업들이 대부분 뛰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KAI와 록히드 마틴이 단연 돋보입니다.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 측은 아직도 T-X용 기체를 개발중인데 반해, KAI와 록히드 마틴은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한 T-50A 시제기를 만들어 시험 비행을 2차례나 마쳤습니다.

이번엔 T-50A가 T-X 기종으로 선정됐을 때를 대비해 일찌감치 최종 조립공장까지 지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16일 오전엔 성대한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 KAI와 록히드 마틴 T-X 최종 조립공장 준공
록히드 마틴의 비행 훈련 센터가 있는 미국 남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그린빌(Greenville)의 한 비행장에서 현지 시간 16일 오전 10시 T-X 최종 조립 공장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8,3000 평방피트 규모의 격납고가 T-X의 최종 조립 공장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준공식에는 록히드 마틴 고위직, 그리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조 윌슨 하원의원 등 미국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하성용 KAI 사장도 주빈석에 앉았습니다.

1차로 미국 공군용 350대, 2차로 미국 공군용 150대와 미국 해군용 500대를 그린빌에서 만들 준비를 마쳤으니 T-50A를 T-X로 선정하라는 압력 같습니다. 지난 해 12월 경남 사천 KAI 격납고에서 T-50A 시제기 공개 행사에 이어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시험비행, 마침내 최종 조립 공장 준공까지… 올랜도 카발로 록히드 마틴 수석 부사장은 준공식에서 "록히드 마틴은 미 공군에게 저위험, 고성능의 훈련기와 훈련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T-X 사업 최종 승자는 록히드 마틴?
록히드 마틴은 T-X 사업에서만 질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록히드 마틴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주요 무기 사업을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보잉의 전투기 생산라인은 F-15에서 멈춰 섰습니다. 미국 정부가 보잉에게 측은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T-50A는 기존 훈련기인 T-50을 개량한 기체이지만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은 미국 입맛에 딱 맞춰 완전히 새로운 훈련기를 내놓겠다고 벼르고 있는 점도 걸립니다. 양측 모두 올해 안에 초도비행을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미군 전투기 조종사를 배출할 훈련기이니 기존 훈련기보다는 보잉 또는 노스롭 그루먼의 신개념 훈련기가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군 전투기의 주력은 록히드 마틴의 F-22와 F-35입니다. 록히드마틴-KAI 연합이 불리하지 않습니다.

KAI는 T-X 사업에 사운을 걸었습니다. KAI 관계자는 "미국 고등훈련기로 선정된 기종은 세계 고등훈련기와 경공격기 시장의 베스트 셀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이 사들일 T-X만 1,000대이고, 미국 외 수출 물량까지 합치면 2,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업비는 록히드 마틴과 KAI가 3대 7로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X 사업은 KAI 뿐 아니라 국내 항공 및 부품업계의 미래 먹거리 걱정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T-X  사업 승자는 내년 말에 최종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