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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살기 힘든곳 아니라는 박 대통령…국민 44% "정부는 국민 의견에 관심없다"


"(중략)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법을 불신하고 경시하는 풍조 속에 떼법 문화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고, 대외 경쟁력까지 실추되고 있습니다.(중략)"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밝힌 경축사 일부 입니다. 이른바 '헬조선' 등 우리사회를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단어를 '잘못된 풍조 또는 비하'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7,700명을 상대로 "정부가 본인과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44.6%가 "동의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중 '매우 동의한다'가 13.5%, '대체로 동의한다'가 31.1%였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국민 중 절반 가까이는 정부가 사회 현실 속 시민들의 실제 생각에 관심이 없다고 여긴다는 겁니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비율은 19.8%로  '동의한다'는 응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집계됐고,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35.6%였습니다.

어제 박 대통령의 경축사를 두고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자신의 불통과 오만, 과오는 반성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부조리한 사회, 노력만으로 살기 힘든 사회를 자조하며 자발적으로 생긴 사회 비판적 의견을 '잘못된 풍조'로 받아들이는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낸 겁니다. 이런 실망감은 야당만 느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이 살아가는 현실'과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현실'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어 보입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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