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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도 밀어내는 폭염…끝이 안 보인다

[취재파일] 태풍도 밀어내는 폭염…끝이 안 보인다
올여름 최강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기온이 35도를 가볍게 넘어서는 것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33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가마솥 더위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더위입니다.
 
대도시는 더 덥습니다. 에어컨 실외기는 계속해서 40도를 웃도는 더운 공기를 내 뿜고 있고,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온도는 50도를 넘어섭니다. 가히 살인적인 더위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말 그대로 폭염이 절정에 이른 상태입니다.
 
문제는 폭염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폭염이 꺾이기 위해서는 더운 공기의 유입이 줄거나 시원한 비로 공기가 식어야 하는데, 두 경우 모두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효자태풍이라도 기대할 참인데 이마저 녹록지 않습니다.
 
태풍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목요일 오후 3시쯤 괌 북북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해 일본을 향해 북상중이거든요. 올해 생긴 다섯 번째 태풍으로 이름은 ‘오마이스(OMAIS)’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 ‘오마이스’는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네요.
 
5호 태풍 ‘오마이스’는 현재 약한 중형태풍입니다. 초속 20m남짓, 시속으로는 70km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고 시간당 15km 안팎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북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태풍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기상현상이기는 하지만 태풍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고기압 덩어리를 제압하지는 못합니다. 태풍이 이 고기압의 중심을 피해 주변부를 따라 이동한다는 것은 이제는 많이 알려진 사실인데요, 대표적인 것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을 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한반도 주변에 뜨겁고 강력한 더운 고기압이 버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힘은 여러분들이 체감하고 있지요. 중국에서 불어오는 열풍도 결국 이 고기압의 영향 때문인데요, 좀처럼 힘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5호 태풍은 평소 같으면 오키나와 부근 바다를 지나 제주도 남쪽을 향해야 하지만 아예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일본 동남부를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태풍이 현재의 추세대로 이동할 경우 우리나라는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폭염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한반도 부근의 고기압 힘이 조금 약해질 듯하다가, 태풍이 물러가면 다시 강력한 고기압 중심이 한반도에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폭염의 끝을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고기압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가운데 올해처럼 더운 해는 2012년 여름을 들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만 놓고 보자면 2012년 여름이 훨씬 혹독했지요. 기록을 보면 2012년 8월 1일부터 9일까지 9일 연속으로 서울 최고기온이 34도를 웃돌았고 35도 이상의 폭염도 7일 연속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폭염 기세를 꺾은 것은 바로 태풍인데요, 2012년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에 상륙하는 과정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35도를 오르내리던 기온이 한순간에 3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폭염기세가 꺾였습니다. 그야말로 효자태풍이 된 셈이죠.
 
올 다섯 번째 태풍 ‘오마이스’가 일본 동쪽으로 물러간 뒤에는 괌부근 해상에서 6호 7호 태풍이 잇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태풍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따라 올 여름 폭염의 끝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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