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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륙의 열풍이 불어온다…서울 36도, 올해 첫 폭염경보

[취재파일] 대륙의 열풍이 불어온다…서울 36도, 올해 첫 폭염경보
중국 북부와 몽골, 시베리아 남부 등 대륙을 뜨겁게 달궜던 열풍이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중국 북부와 몽골, 시베리아 남부에는 커다란 고기압이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데 이 고기압의 중심인 몽골의 기온은 35도에서 40도까지 치솟고 있다. 지상뿐이 아니다. 현재 중국 북부와 몽골, 시베리아 남부 지역 5.5km 상공의 기온은 0도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한반도 상공보다도 오히려 기온이 더 높은 것이다.

중국 북부와 몽골, 시베리아 남부 지역이 지상부터 상층까지 뜨겁게 달궈진 것은 이 지역을 덮고 있는 키가 큰 고기압이 대륙에서 뜨겁게 가열된 공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가둬 놓고 있기 때문이다. 키가 큰 고기압이 마치 반구형 지붕인 돔(dome)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하순 미국 대륙의 기온을 최고 50도 가까이 끌어 올린 것과 같은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열돔 현상으로 뜨겁게 달궈진 대륙의 열풍이 오늘부터 주말까지 한반도로 불어올 전망이다. 오늘 서울과 안산, 동두천의 기온은 36도까지 올라가겠고, 춘천과 대전은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거리상 대륙에서 조금 더 떨어진 광주는 34도, 대구는 33도가 예상된다.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그 밖의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지방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는 폭염경보로 강화됐다.

어제(3일)는 부산과 제주도, 경북 일부 지역에, 그리고 그제(2일) 퇴근 무렵에는 서울과 경기도 부천, 파주 등에 천둥번개가 치면서 장대비가 쏟아졌던 것을 생각하면 한반도 주변의 기상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대륙의 열풍이 밀려오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우선 대륙에서 뜨겁게 달궈진 공기가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대기 상하층 간의 온도 차가 심했던 지난 닷새와는 달리 지상과 상층의 온도 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상의 폭염도 폭염이지만 한반도 상공까지도 예년보다 뜨거워진 공기로 가득 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지상과 상층이 동시에 뜨거워지면서 상하층 간의 온도 차가 줄어들면 구름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나기구름마저도 사라지고 천둥번개는 당연히 치지 않게 된다. 대기 상하층 간의 온도 차가 줄어들면 대기가 매우 안정화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가 안정되면서 구름이 적게 만들어지면 뜨거운 햇볕은 더욱더 많이 들어오게 된다. 뜨거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을 더욱 끌어 올리게 되는 것이다.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약한 바람도 한반도 중서부지방의 폭염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오게 되면 푄현상으로 인해 공기가 더욱 뜨겁게 가열되기 때문이다.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뒤덮은 가운데 대륙에서 불어오는 열풍, 구름이 한 점 없어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태백산맥에 의한 푄현상까지 겹치면서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 지방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다. 올여름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것이다.

기상청은 오늘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지방의 기온이 최고 36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온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36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일도 서울의 기온은 36, 토요일인 모레는 35도로 예보돼 있다. 올여름 최고 폭염이 이어지는 것이다. 기상청은 특히 금요일인 내일 이번 폭염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 8월 15일 이후에는 한여름 무더위의 기세가 점차 누그러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8월 15일 이후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떨어지면서 열대야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낮 동안의 햇볕은 여전히 뜨거워도 밤에는 그래도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일은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대륙의 열풍이 불어오면서 이번 주말까지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겠지만 앞으로 2주 정도만 지나면 올여름 폭염도 어쩔 수 없이 서서히 꼬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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