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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간 아들 휴대폰 '요금 폭탄'…범인은 간부

맡겨둔 사병 휴대폰으로 1,400만 원 결제

<앵커>

한 해병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강제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이는 '식고문'을 한 사건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 (관련 8뉴스 ▶ 식후 억지로 빵 8개·치킨 2마리…해병대 '식고문') 이번엔 한 해병 간부가 사병들의 휴대전화로 문화상품권 1천400만 원어치를 몰래 결제했다가 적발됐습니다. 해병대 기강이 해이해졌단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중순, 김포의 한 해병부대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군 생활 중이어서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사병들인데, 집으로 휴대전화 요금 폭탄이 날아왔기 때문입니다.

[해당 부대 전역자 : (해병대원) 어머니가 고지서를 받았는데, 아들은 군 대에 있고 핸드폰을 쓸 일이 없는데 고지서에 100만 원이 찍혀 있는 거예요.]

한두 명이 아닌 상황, 무슨 일이 난 건 아닌지 부대로 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조사가 시작됐고, 어이없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부대에 근무하는 정 모 중사가 부대에서 보관 중인 사병들의 휴대전화기로 문화상품권 1천400만 원어치를 몰래 결제한 겁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요즘은 군에서 장병 들이 휴가나 외출을 나갔다 복귀할 때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와도 되게끔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대에 들어올 때까지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되, 부대에 들어와서는 다음에 나갈 때까지 전화기를 보관함에 두도록 하고 있는 건데, 정 중사는 바로 이 전화기들을 노렸습니다.

[잠금장치가 안 돼 있는 핸드폰만 골라서 문화상품권을 결제한 걸로 알고 있어요.]

결제는 의외로 쉬웠습니다.

[핸드폰만 있으면 생년월일만 알면 결제 인증이 되거 든요. 부대 내에 개인 신상정보가 다 컴퓨터 안에 기록이 돼 있잖아요. (그걸 찾아서 보고 결제를 한 거예요.)]

피해 사병만 13명, 조사가 시작되자 정 중사는 피해 사병들에게 돈을 돌려줬습니다.

군 검찰은 피해 사병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다는 등의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피해 사병들은 간부들 눈치 때문에 정 중사를 고소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주임원사가 애들을 교육 시키라고,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게. (피해 사병은) 고소까지 하고싶었는데 지금 현역 복무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돈만 일단 돌려받고 조용히 있기로.]

정 중사에 대한 군사법원 재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입니다.

해병대는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식고문 가혹행위 사건에 이어 어이없는 절도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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