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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IS 소행?…프랑스 성당 테러에 대한 다른 생각

안녕하세요. SBS 취재파일 플러스 안현모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니스 해변에 이어 북부 성당에서도 또 테러가 벌어졌죠.

이번엔 IS가 처음으로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삼았단 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종교 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지만, 사실, 장소가 종교적 공간이었단 점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정규진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프랑수와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선함으로 가득하셨던 자크 아멜 신부께서 잔인하게 암살되셨습니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인질로 붙잡힌 신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참수당하신 겁니다.]

프랑스는 이번 사건을 IS 조직원 2명이 벌인 테러라고 규정지었습니다.

하지만, 범인들이 IS에 충성을 맹세했고, 그중 한 명은 실제로 IS에 가담하려다 두 번이나 붙잡힌 경력이 있단 것 말고는 이들이 정말 IS의 조직원이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

그나마 IS의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이 테러범들이 자신의 조직원이라고 지칭하며 범행의 배후를 주장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프랑스 당국이 IS의 소행이라고 밝힌 뒤에 나온 발표였습니다.

출처도 그저 정확히 알 수 없는 내부 소식통일 뿐이었습니다.

IS의 전형적인 숟가락 얹기식 배후 자처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들어 IS는 외로운 늑대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이나 직후에 IS에 충성을 맹세하면 마치 자신의 조직원이 그런 것처럼 순교자로 받아주면서 손 안 대고 코 풀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말로 IS가 기획한 테러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다면 지방의 소도시가 아닌 대도시의 큰 성당을 노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주체도 주체지만, 더 중요한 건, 성당이라는 타깃에도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겁니다.

IS에겐 어차피 성당을 공격하든 극장을 공격하든 아니면 식당을 공격하든 똑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IS는 자신들이 종말론에 등장하는 최후의 전쟁을 치르는 장본인들이라고 믿으며 어차피 서방은 전부 십자군 동맹이자 적으로 보고 자신들의 싸움을 성전으로 포장하기 때문에 IS의 눈에는 나이트클럽이나 교회나 똑같이 단죄해야 하는 이교도의 소굴일 뿐입니다.

심지어 같은 이슬람에게도 성지며 사원이며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폭파한 게 IS인지라, 성직자든 성당이든 단지 여러 목표물 가운데 하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 성당이 공격당했다며 더 흥분한다면 그건 IS와 그 추종 세력에게 종교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종교라는 요소에 집착할수록 무슬림과 기독교도들 간 대립과 갈등을 조장해 사회적 반목과 혼란을 키움으로써 IS 좋은 일만 시켜주는 셈이 되는 겁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와 싸우겠다고 천명했는데요, 설령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박멸한다고 한들 IS란 이름은 사라질지 몰라도 테러가 사라지긴 힘들 겁니다.

IS라는 옷을 입고 있던 이슬람 극단주의는 또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프랑스가 진짜로 해결해야 하는 건 보다 근본적으로 자국 내 이민자 출신의 무슬림들이 IS 식 극단주의 사상에 빠지는 것을 막는 겁니다.

2등 시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교육과 취업에서 차별을 받으며 하층민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 무슬림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융화시켜야 할지를 고민하고 반성하는 게 프랑스의 안전을 지키는 최상의 지름길일 겁니다.

  ▶ [월드리포트] IS의 소행이라고?…프랑스 성당 테러에 대한 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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