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올림픽 선수단 기수 즉석 교체…한심한 행정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극 전사들이 어제(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해 짐을 풀었습니다.

입국하는 장면을 보시면 여자 주장이기도 한 핸드볼의 오영란 선수가 기수를 맡아 단기인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기수로 지정됐던 선수는 따로 있었고, 오영란 선수가 할 수 없이 즉석에서 기수 역할을 대신 맡은 거였습니다.

출국 첫날부터 대한체육회의 한심한 행정이 드러났습니다.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9일 개회식에서는 펜싱 구본길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출국할 때는 사격 진종오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나간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출국 기수는 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간판스타가 맡는 게 관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종오 선수는 지난 주말 이미 브라질로 떠났습니다.

개막 바로 다음 날부터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현지 적응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다른 10명의 선수들과 함께 일찌감치 출발한 겁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이러한 진종오 선수의 출국 날짜가 벌써 오래전에 확정된 것으로 대한체육회에도 사전에 통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체육회가 느닷없이 진종오가 출국 기수를 맡는다고 언론에 밝혀 그들도 의아하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진종오 선수 본인도 이 같은 발표가 나왔을 당시 본인이 출국 일정 때문에 실제로 맡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한 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체육회가 선수의 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그가 출국 기수라고 공식화해버렸던 겁니다.

체육회의 실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5일에는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대한체육회장과 선수단장, 그리고 주요 임원과 선수가 모두 모인 가운데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었는데, 그때 배포한 자료에 지도자와 선수의 이름을 완전히 뒤바꿔 표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보배가 양궁 지도자로, 이용대가 배드민턴 지도자로 그런가 하면 구본길이 펜싱 지도자로 적혀 있었던 겁니다.

아무리 단순 실수였다 해도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한심한 실수는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정몽규/대한민국 선수단장 : 안전, 보건 다 중요하다고 생각되고요. 제일 중요한 건 선수들이 자기가 가진 기량을 다 힘껏 발휘해서 좋은 결과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실력이라는 말이 있죠.

행정 시스템에 구멍이 나지 않고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렇게 실수가 잇따라 나올 수는 없다고 권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우리 선수단의 수장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도 건강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리우행이 불발됐는데요, 혹시라도 돌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이번 올림픽은 장거리 이동에, 12시간 시차에 여기에 바이러스와 치안 불안까지 악재가 수두룩해서 우리 선수단을 이끌어야 할 정몽규 단장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 보입니다.
    
  ▶ [취재파일] [단독] 먼저 출국한 출국 기수, 첫날부터 한심 행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