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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배우 손예진, 스크린에 담은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

<앵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비운의 삶을 다룬 영화가 다음 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같은 제목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는데, 영화는 그녀의 삶을 어떻게 담아냈을까요.

영화 ‘덕혜옹주'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손예진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 영화 개봉이 일주일 남은 건데, 지금 심정 어떠세요.

[손예진/배우 : 죽을 것 같습니다.]

그정도로 긴장이 되는 모양이죠.

[손예진/배우 : 네, 영화는 찍으면 찍을수록 개봉을 앞두고 점점 걱정이 쌓여가는 것 같아요.]

‘덕혜옹주’라는 인물이 가상의 인물이 아니고 실존했던 역사의 인물이기 때문에 처음 이 배역을 맡아달라고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되는 면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손예진/배우 : 사실 처음에 배역을 제안받았을 때는 정말 고민하지 않고 바로 흔쾌히, 너무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고, 촬영을 앞두고 점점 긴장감과 책임감의 압박이 너무 심해지는 거에요. 아마 그게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정말 잘해야만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촬영을 며칠 앞두고는 거의, 정말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만,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는데, 책에서 묘사된 덕혜옹주의 삶과 영화에서 묘사된 삶은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차이가 많이 나나요.

[손예진/배우 : 소설에서는 덕혜옹주가 강제 유학을 간 상황, 그런 이야기들과 소 다케유키와의 결혼 생활, 그 후의 이야기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었는데, 또 실제로 황족 망명 사건이라는 기록이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그 황족들을 망명시키려는 어떤 작전, 거기에 덕혜옹주라는 인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생각해서, 저희 영화에서, 영화적인 재미를 위한 중요한 지점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비운의 삶을 살다간 역사 속 인물. 이건 슬픈 멜로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슬픔과는 조금 차원이 다른 것이잖아요. 그런 감정표현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손예진/배우 : 네, 너무 힘들었었어요. 사실은 이제까지 제가 연기를 하면서 그동안 감정 씬들을 많이 찍어 왔지만, 정말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들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 소모량도 너무 많았고, 또 그만큼 너무 잘해야 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이 정말 컷던 것 같아요.]

영화를 4개월 정도 촬영하셨다고 하셨는데, 그중에 3주는 일본 현지에서 로케이션하셨다고. 현지에서 촬영하시면서 혹시 뭐 재미있었던 일이나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지.

[손예진/배우 : 항상 영화를 찍고 난 뒤 인터뷰할 때 에피소드를 물어보시는데 정말 다들 기억을 잘 못 해요. 그런데 그냥 재미있는 일화는 어떤 게 있었냐면, 저희는 보통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때 '밥차'가 있어요. 우리를 위해서, 스탭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데 저희 한국 스탭들은 밥을 많이 먹어요. 저를 포함해서. 그런데 일본을 가서 일본분들이 요리를 해주셨는데, 다이어트 식단이 나오더라고요. 그분들은 워낙 소식을 하시니까. 그래서 저희는 이게 밥인지 간식인지. 그래서 다들.]

이번 작품의 감독이 허진호 감독이시죠. 영화계에서 상당히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인데, 손예진 씨와는 2005년에 영화 ‘외출’을 같이한 이후로 10년 만에 처음 만나신 건가요? 어떠셨어요?

[손예진/배우 : 네, 감독님은 약간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자기 연기를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시는 감독님이에요. 그래서 이 배우가 왜 이런 대사를 하고,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배우를 고민하게 하는 스타일의 감독님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이번 '덕혜옹주'라는 영화가 저에게는 너무나 큰 책임감과 부담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허진호 감독님과 같이했기 때문에 저는 그래도 무사히 잘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어요?

[손예진/배우 : 저는 호러 빼고는 다 좋아해요.]

저도 호러 영화는 잘 안 봅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변신을 거듭해 왔는데, 다른 작품에 비교해서 이번 ‘덕혜옹주’역은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를 해 볼 수 있을까요. 

[손예진/배우 : 지금까지 연기를 해 오면서 배우로서 성숙해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런데 덕혜옹주라는 정말 역사적인 비운의 인물, 그리고 그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이 작품이 저에게는 정말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이 지나서 '덕혜옹주'라는 작품은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덕혜옹주 같은 비운의 삶을 살지는 않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16년 차, 중견 배우가 됐습니다. 팬들에게 앞으로, 이번 작품이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 말씀을 하셨는데, 앞으로 배우 손예진 하면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는지.

[손예진/배우 : 저는 오래도록 관객분들과 정말 소통하고, 제가 나오는 작품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어떤 부분이든 조금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오늘 즐거운 대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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