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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車 타고 피서 떠나세요?…'머리지지대' 맞춰야 '뒷목' 안전

뒷좌석 목 부상 위험 "더 높다"

[취재파일] 車 타고 피서 떠나세요?…'머리지지대' 맞춰야 '뒷목' 안전
車 추돌사고 나면 뒷목 잡고 나오시는 분들 계시죠. '저렇게 살짝 부딪히고 무슨 목을 잡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교통사고 특히 추돌사고 때에는 목 부상이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 특히 앞좌석보다 뒷좌석에 탄 사람들이 목을 다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뒷좌석이 더 안전하지 않나"라고 고개를 갸웃하실 수도 있지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 결과는 뒷좌석이 목 부상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 여름휴가, 승용차로 떠나시는 분들이 출발하기 전에 한 번쯤 눈여겨 볼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가면?…"목뼈, 인대, 힘줄, 신경, 뇌 다칠 수 있어"

추돌사고가 일어날 때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자신이 타고 있던 차가 뒤에서 받히면 목이 일단 앞으로 확 쏠렸다가 이번에는 다시 뒤로 확 넘어가게 됩니다. 어디가 주로 다칠까요?
강동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박동식 교수는 "목뼈는 물론 목뼈 옆에 있는 인대, 힘줄, 근육, 신경 등 모든 것이 다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 심할 경우 뇌가 흔들려 뇌진탕 증세도 생길 수 있죠"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갈 때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른바 ‘헤드 레스트’라고 불리는 머리지지대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머리지지대가 '얼마나 충격을 완화시켜주느냐'가 목뼈와 인대, 힘줄, 근육 등이 얼마나 덜 다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 뒷좌석 목 부상 발생률이 앞좌석보다 30% 이상 높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삼성화재 보험가입자의 추돌사고 60만4천 건을 분석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일어난 사고들입니다.

분석 결과 뒷좌석의 목 부상 발생률이 앞좌석보다 30%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상자가 발생한 추돌사고를 분석했더니, 뒷좌석 부상자 중 39.1%가 목을 다쳤습니다. 이는 29.6%가 목을 다친 '운전석'이나 31.4%가 목을 다친 '조수석'보다 높습니다.

● 세단형 승용차 절반이 '뒷좌석 머리지지대 부실'

뒷좌석 부상자 중 목 부상자 비율이 높은 건 뒷좌석 머리지지대가 부실한 차량이 많기 때문이라는게 연구소의 분석 결과입니다. 연구소 조사 결과 국산 세단형 승용차의 경우 뒷좌석 머리지지대의 52.7%가 높이를 조절할 수 없는 형태였습니다. 높이를 조절할 수 없으면, 고개가 뒤로 확 넘어가는 걸 막아주는 머리지지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뒷좌석 가운데 자리의 경우 10대 중 7개에 머리지지대가 없었습니다. 연구소는 "자동차 제작사의 연구 설계가 앞좌석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뒷좌석 머리지지대가 부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머리지지대 높이 = 머리 높이'…간격은 6cm 
 
하지만 최근에 나온 차량 대부분과 SUV 차량의 경우 대부분 높이 조절이 가능한 뒷좌석 머리지지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머리지지대의 높이를 조절해 머리 높이와 맞춰주는 것이 목 부상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머리 지지대와 머리의 최고 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차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사람의 귀와 머리지지대의 튀어나온 부분 높이를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목이 뒤로 젖혀지는 걸 막을 높이까지 머리지지대를 뽑아서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머리지지대와 머리의 간격은 좁을수록 좋습니다. 딱 붙어서 가면 좋겠지만, 그런 자세로 계속 앉아있을 수는 없으니까, 간격이 떨어져도 6cm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설명입니다. 외국 의학계에서는 10cm 이내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가까울수록 좋다는 건 공통된 결론입니다.

● 목베개 효과 있다? 없다? …"연구 결과가 없다"

목베개를 하면 어떨까요? '목과 지지대 간격을 좁혀주니까 보탬이 되지 않겠느냐', '목이 뒤로 넘어가는 걸 막아주지 않겠느냐'라는 추측이 가능하죠. 목베개가 얼마나 견고한지, 얼마나 두꺼운지에 따라 효과가 다를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의사들의 대답은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겁니다. 효과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강동성심병원 박동식 교수는 "거기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목베개가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거라고 추정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뒷좌석 머리지지대, 만들 수 있나? "없다"…설치 의무화해야

당장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 머리지지대를 붙일 수 있을까.

취재진이 차량 수리 센터들에 문의했더니 모두 "새로 설치하기는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뒷자리 좌석 안에 높이를 조절해주고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기둥 같이 생긴 일종의 '지지대'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런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예 관련 부품이 나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안전을 담보로 하는 부품을 '사제'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겁니다.

새로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높이 조절 가능한 뒷좌석 머리지지대 설치를 의무화하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에는 앞좌석에만 머리지지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1999년 국내 도입된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도 운전석과 조수석의 머리지지대만 평가하고 있습니다. 평가 대상도 아니고, 설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연구도 부족했고, 설치도 부실했던 겁니다.

정부는 2018년에야 뒷좌석 머리지지대 평가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추돌사고 때 일어날 수 있는 목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목 지지대. 특히 뒷좌석 머리지지대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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