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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빈손으로 끝난 '사드' 긴급현안질문

지난주 사드 관련 국회 긴급 현안질문이 열렸습니다. 긴급 현안질문은 회기 중에 긴급하고 중요한 사안이 생기면 국회의원들이 관련 국무위원들을 불러 묻고 따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인데요, 이틀간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종일 이어진 이번 긴급 현안 질문은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총리를 비롯해 이 나라의 장관들이 줄줄이 단상에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엇비슷한 질문에 똑같은 대답만 수차례 반복됐을 뿐 정부와 여당 야당이 접점 없이 평행선만 달렸습니다. 강청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김성찬/새누리당 의원 : 사드 체계는 정말로 훌륭한 무기 체계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민구/국방부 장관 : 예, 옳으신 판단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민경욱/새누리당 의원 : (사드가) 중국, 러시아 같은 제3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부총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일호/부총리 : 저희도 근본적으로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쭉 말한 뒤에 끝에다가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렇게 생각 하지죠?" 라는 식의 물음표만 달았습니다. 부총리씩이나 불러다 세워놓고 "잘하겠습니다 한마디 듣고 도로 들어가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국정감사나 대정부 질문에서 여당의 역할이라는 게 있고, 발언의 형식이 대개 비슷하긴 하지만, 이럴 거면 굳이 '긴급 현안 질문'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빌릴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제목에는 '긴급'이란 단어를 붙이고 몸값 비싼 국무위원들을 잔뜩 불러 모았지만, 하나 마나 한 말들만 되풀이되는 게 심지어 피곤하고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행여 새로운 팩트를 놓칠세라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으로 국회방송을 들었던 강 기자도 하품만 나왔다는데요, 여당이 이렇게 답답했다면 야당은 파이팅만 넘쳤을 뿐 준비가 모자라 노련한 정부를 당해내기 역부족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여러 번의 환경영향 평가가 모두 부지 확정 이후에 이뤄졌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헷갈려 했는가 하면 장관의 말 바꾸기를 지적하려다가 사실 관계를 혼동해 오히려 카운터를 맞고 말을 잃기도 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난번 국회… 본청에서도 검토한 적 없다 해놓고 나중에 발표하셨죠? 사드 확정이 검토된 바 없다고 말씀하신 건 아니고요?]

[한민구/국방부 장관 : (사드 배치 여부가 아니라) 부지에 관한 답변이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중국 매체의 사설을 근거로 중국의 제재가 시작된 것 아니냐며 윤병세 장관을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됐다는 근거가 아직까지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논박을 하고자 했다면 보다 정교한 수치와 현상을 들고 왔어야 합니다.

논리가 박약하다 보니 솔직히 말하라고 다그치기까지 하는 장면은 억지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국회 스스로도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증명하듯 이튿날 참석 의원은 절반도 안 되는 130명이었고, 그나마 끝날 때는 96명에 불과했습니다.

여야 3당은 긴급 현안 질문을 여는 목적이 중차대한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요, 궁금증 해소는 차치하고 이런 현안 질문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아는 국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쟁점도 뉴스도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강 기자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과 냉소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취재파일] 하나마나 했던 국회 '사드' 긴급 현안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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