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다층 방어' 안 돼…사드가 못 막는 국토의 1/3

"사드는 전국 1/2~2/3지역 국민의 안전 지킬 수 있어"

어제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한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전국의 1/3은 사드 방어망에서 제외된다는 겁니다.

이 배경에는 사드의 최대요격거리가 200km라는 것에 있습니다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최대 요격거리 안에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과 군산,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강원도 강릉 근처와 부산 등이 사드의 요격거리 안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2000만 명의 인구가 모여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사드의 방어망에서 제외됩니다.

현재 경기도 동두천과 의정부, 서울 용산 등에 있는 주한미군은 모두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합니다. 주한미군의 이전이 완료되면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는 주한미군 부대 모두를 방어망 안에 두게 됩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방어망에서 제외되고, 주한미군 부대는 모두 방어망 안에 두게 되는 사드. 한반도 방어를 위해 도입된다고 설명하는 사드가 실상은 주한미군 방어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국방부는 수도권 방어는 패트리어트 3(PAC-3) 미사일로 가능하다고 입장을 내 놨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은 국방부가 이전에 내놓은 사드 도입 주장 이유와 배치되는 면이 있습니다.

지난 8일, 국방부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드 체계의 배치는 다층 미사일 방어에 기여하여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현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사드 배치가 다층 미사일 방어에 기여한다는 것은 북한이 남쪽으로 미사일을 쏠 경우, 고도 40km 이상에서 사드로 격추하고, 이것이 실패할 경우 40km 보다 낮은 고도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다시 한번 요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고 하면서 수도권은 사드의 방어망에서 제외됐습니다. 국방부가 사드 도입 명분으로 내세운 '다층 방어'는 국토의 1/3, 2000만 국민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이 된 겁니다.

또, SBS가 국방부 자문위원인 한국항공대학교 장영근 교수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상정해 시뮬레이션 했더니 평택 미군기지도 방어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드 체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데는 통상 203초가 걸리는 데, 이 때 북한이 백두산 근처에서 평택을 향해 쏜 노동미사일은 사드의 요격 가능 고도 밖인 40km 아래에서 평택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국방부가 방어 가능 범위라고 밝힌 2/3지역에 대해서도 실전 상황에선 요격이 쉽지 않을 수 있는 겁니다.

국토의 1/3은 방어하지 못 하고, 나머지 2/3지역에 대해선 방어 능력까지 의심받는 사드. 그 사이 사드 배치를 두고 여야는 대립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배치를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드발 국론 분열에 이어 무역 보복에 대한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