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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검찰은 불공정하다"…불신의 64.7%


검찰은 지난 20일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 로비 의혹과 관련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 변론을 하거나 수임료를 축소 신고해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수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은 홍 변호사의 로비는 실패한 로비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홍 변호사가 정운호 네이처리버블릭 대표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지휘한 당시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현 국가정보원 2차장)과 두 차례 검찰 청사에서 만나긴 했지만, 사건 처리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검찰은 홍 변호사에게 '구속 수사'와 '엄정 수사'방침을 전했고, 실제 정 대표를 구속하는 등 봐주기는 없었다는 게 수사팀 판단입니다.

검찰은 또, 홍 변호사가 자신의 연수원 동기인 박성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은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수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검찰은 '적절한 방법'으로 홍 변호사가 박성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로비를 시도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수사 결과만 보면, 검찰은 전직 검찰 선배의 부탁에 흔들리지 않고, 선처 부탁은 거절하면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생각과는 검찰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우리 국민 7,7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13.3%로 집계됐습니다.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51.4%를 포함하면 검찰은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64.7%였습니다. 지난해보다 1.4%p 증가한 수치로, 62.6%로 집계된 경찰보다 검찰의 국민에 대한 신뢰도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65.5%로 여성의 64.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40대가 69.4%로 가장 높게 집계됐습니다. 직업별로는 전문 관리직이 72.0%로 가장 높았습니다.

검찰이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 로비 의혹을 수사한 이후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홍 변호사 사건을 덮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롯데그룹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사이 나온 홍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두고는 '꼬리 자르기'라거나 검찰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검찰은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비판과 의혹이 제기되는지, 왜 국민의 64.7%가 검찰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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