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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시가와 럼, 헤밍웨이의 나라 '쿠바'

미국의 최남단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가면 바닷가에 눈에 띄는 조형물 하나가 있습니다. "여기서 쿠바까지 90마일입니다"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입니다.

관광객들이 꼭 들러서 사진을 찍는 곳인데요, 쿠바는 이렇게 우리나라 목포에서 제주도 정도로 미국과 거리가 가깝지만, 사회주의 혁명 이후 반세기 이상 미국과 관계를 끊어 왔습니다.

하지만 재작년 말 양국이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뒤 쿠바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죠. 워싱턴 김우식 특파원도 우리 외교장관의 첫 방문을 계기로 쿠바 땅을 밟았습니다. 취재파일 보시죠.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리고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은 낡은 올드카들이 떠오르는 나라 쿠바까지는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비행기로 40분가량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시골 기차역 같은 아바나 국제공항에 내려 간략한 통관절차를 거친 뒤 현지 코디네이터가 준비해 온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는데요, 우리의 옛날 프라이드 정도 크기의 중국제 소형차였지만, 그것도 빌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쿠바에서는 외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하면 찻값의 800% 안팎의 세금이 붙어서 차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손님이 오면 정부가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에서 차를 빌려서 이용한다는데요, 차가 이렇게 귀하고 정비소도 거의 없다 보니 쿠바인들은 웬만한 자동차 수리는 대부분 본인이 직접 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관광객들로서는 예전 흑백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런 클래식한 차량을 타고 관광하는 건 쿠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인데요, 고풍스러운 건축물들과 저절로 흥이 나는 살사 음악과 춤 등 쿠바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시가인데요, 체게바라가 천식으로 고생하면서도 평생 사랑했다는 시가는 쿠바산이 단연 최고로 꼽힙니다.

재료로 사용되는 담뱃잎이 세계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 데다 손으로 말리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숙련된 블렌딩 기술이 들어가고 그러면서도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쿠바산 럼주도 세계적으로 유명한데요, 그 이유는 럼의 원료인 사탕수수가 역시 쿠바산이 최고급 품질로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쿠바는 6월이 우기에 비수기인데도 주요 관광지마다 호텔은커녕 민박까지 빈방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가을부터는 미 전역에서 하루 100여 편의 정기 여객기가 운항할 예정이라 곳곳에서는 숙박시설들의 증·개축이 한창이고 전국의 공항과 항구도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데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나라, 쿠바의 시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월드리포트] 쿠바 르뽀 ① 시가와 럼, 헤밍웨이의 나라…밀려드는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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