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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다 냈는데 "불법분양"…쫓겨나는 입주자들

<앵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도봉구의 한 신축 빌라단지입니다. 170세대 규모의 이 평범해 보이는 빌라에서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분명히 계약하고 집값도 다 치렀는데, 불법 계약이라며 입주자가 내쫓기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심지어 한 집에 2명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중 계약까지 발생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권란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건장한 용역업체 직원이 빌라 대문을 통째로 뗍니다.

그리곤 신발을 신은 채 집 안으로 들어와 집기를 바닥에 마구 내던집니다.

입주자가 제지하다 다쳐 병원에 실려 가자, 용역직원은 대문을 아예 용접해 봉쇄해 버렸습니다.

[피해자 : 살림도 어디 가있는 지도 모르고, 이대로 나왔어요. 핸드폰도 하나 없고, 이대로만 나왔어요.]

또 다른 빌라에선 입주자가 퇴거를 거부하자 수도와 가스 시설이 차단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피해자 : 우리가 나사를 돌려 쓸까 봐 실리콘을 덕지덕지 붙여 놓은 거예요.]

이뿐 아니라 같은 빌라에 계약자가 2명 나타나는 이중계약 사례도 1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피해자 : 이거는 000씨, 틀리죠, 동수는 같아요. 두 명의 매수자가 있어요. 이중계약으로… 우리가 만나서 얘기하다 보니까 이중계약도 드러나고….]

사태의 발단은 시행사와 분양 대행사 간 갈등이었습니다.

70평방미터 크기의 이 빌라 애초 분양가격은 한 채에 2억3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미분양이 수십 건 생기자 분양대행사가 7천만 원 이상 할인해 분양했는데, 시행사는 자신도 모르게 이뤄진 불법분양이며 대금도 받지 못했다고 입주자들을 내쫓고 있는 겁니다.

[시행사 대표 : 우리 지정계좌로 입금하지 않고 우리 회사의 확인이 없는 건 전체가 무효다. 완불계약서라고 하는 것이 그 사람들(분양대행사)이 횡령한 금액이에요. 도장까지 위조해서….]

이에 대해 분양대행업체는 시행사가 미분양분을 정리하기 위해 할인분양을 하자고 했고, 분양대금도 모두 시행사 계좌로 이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 : 할인분양을 해서라도 공사를 해라 이거예요. 그래놓고 지금 와서 발뺌하는 거예요.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000(시행사 대표) 통장으로 들어갔어요.]

양 측은 사기와 사문서 위조혐의 등으로 서로 맞고소한 상태에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업체들의 기약없는 다툼 속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산산이 조각날 처지입니다.

[피해자 : 갈 곳도 없고….]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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