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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 브렉시트 변수에 촉각

가뜩이나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라는 변수를 만났습니다.

전 세계 경제가 그렇듯이 우리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치로 바로 드러나는 금융시장 말고 우리 산업에는 과연 얼만큼의 파장이 있을까요? 정호선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코트라 런던 무역관이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1%가 브렉시트가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관세율이 높아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 구조도 나빠질 거라는 이유입니다.

영국과 EU 국가 간 무관세 교역이 불가능해지면 그 파급을 무시하기 어렵고, 또 EU 역내 금융 허브인 영국으로 모여들던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되는 것도 악재라는 겁니다.

특히, 삼성과 LG는 인근 폴란드에서 생산된 제품을 영국으로 반입해 판매하고 있는데, 더 이상 무관세로 들어가지 못하면 판매량에 일부 지장이 있을 전망입니다.

또,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라서 영국 수출물량에 대해 없던 관세가 붙게 되면 원가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완성차 업계의 경우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불리한 측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국내 주요 산업계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앞으로 세계 산업계에 닥쳐올 보다 거시적인 변화입니다.

브렉시트로 인해 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교역이 쪼그라들고 금융 불안과 소비 심리 위축, 이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 해운업계도 선박 수요와 운임료의 하락이 추가돼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영국 수출은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73억 9천만 달러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와 영국의 교역에도 이제 한-EU FTA에 따른 특혜 관세가 전부 사라지게 됩니다. 영국과 원점에서 FTA 협상을 다시 벌여야 하는 겁니다.

물론, 리스본 조약에 따라 2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 때문에 그동안은 협정의 효력이 유지되겠지만, 빠른 시간 내에 영국과 FTA 협상을 벌여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야 합니다.

이렇게 브렉시트는 당장의 피해보다는 중장기적으로가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함께 유리한 FTA 조건을 가져오기 위한 통상 당국의 움직임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입니다.

▶ [취재파일] 브렉시트,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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