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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지서 현지 강도에 흉기 찔려…1천 만 원 배상

신혼 여행지서 현지 강도에 흉기 찔려…1천 만 원 배상
해외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강도를 만나 흉기에 찔린 남성이 여행사가 계약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1천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인천지법에 따르면 38살 A씨는 결혼을 한 달가량 앞둔 2013년 10월 국내 한 여행사와 패키지 신혼여행 계약을 했습니다.

4박 6일간 태국의 방콕과 파타야에서 풀 빌라를 이용하며 현지 관광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었습니다.

A씨 부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11월 초 현지 관광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태국에서 꿈같은 신혼여행을 즐겼습니다.

사흘째 되던 날 저녁, 가이드는 애초 일정에 포함된 '파타야 나이트 투어'를 취소하고 부부를 숙소에 데려다줬는데 숙소에서 저녁 식사를 하라는 이유였습니다.

가이드는 "빌라 밖에 맥주집이 한곳 있는데 심심하면 저녁먹고 다녀오라"고 권했습니다.

A씨 부부는 가이드의 권유대로 식사 후 맥주집을 찾아갔습니다.

즐겁게 맥주를 마시고 산책까지 한 부부는 밤에 숙소로 돌아오다가 흉기를 든 현지 강도와 마주쳤습니다.

가방을 빼앗으려는 강도와 저항하는 A씨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둘이 뒤엉킨 사이 A씨의 오른손은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습니다.

A씨는 길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경막하 출혈' 증상도 보였습니다.

생애 최고의 여행이 최악의 여행으로 돌변한 순간이었습니다.

A씨는 귀국 후 여행사가 '여행업자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한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당시 숙소 주변에 소매치기가 많고 위험하다는 사실을 현지 가이드가 알려주지 않았다"며 "보험회사는 치료비 등 3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천지법 민사5단독 유승원 판사는 A씨가 국내 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과실이 있는 여행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가 원고인 A씨에게 위자료 200만 원을 포함해 총 1천5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유 판사는 "여행사나 현지 가이드는 여행자들의 생명과 신체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이어 "현지 가이드는 빌라 주변의 위험성을 원고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빌라 밖에 있는 맥주집을 소개함으로써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그 결과로 원고가 강도 피해를 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A씨 부부가 사전에 가이드에게 알리지 않고 늦은 밤 맥주집에 찾아갔다가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보험사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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