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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브렉시트,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은?

[취재파일] 브렉시트,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은?
예상을 깬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전세계가 패닉 양상입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대로 시장 전반이 영국의 EU 잔류를 예상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반대 결과에 더 파장이 컸습니다.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는 시장의 특성상 이 변수는 세계 경제에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도 세계 경제와 연동돼있다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오늘(24일) 주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급락한데서 알 수 있듯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불안감이 커질수록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져 외국인 자금이 이탈돼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환율은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 시장은 수치로 드러나니 그 영향을 일정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산업에는 과연 얼마 만큼의 파급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영국과의 교역이 많지 않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부터 거시적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그 여파가 우리한테 가져올 부분이 생각보다 클 것이란 의견까지 다양합니다. 
 
우리 산업계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선 영국에 진출해있는 기업들은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런던 무역관이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1%가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관세율이 높아져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 구조도 나빠질 것이란 이유입니다. 
 
영국이 EU 국가와 무관세 교역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그 영향이 무시하기 어렵고 EU 역내 금융 허브인 영국으로 모여들던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경우에도 부정적이라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영국의 교역에는 한-EU FTA 에 따른 특혜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데,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이런 특혜는 전부 없어집니다. 한국은 영국과 원점에서 FTA 협상을 벌여야 하는 겁니다. 물론 리스본 조약에 따라 2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 때문에 그동안은 협정의 효력이 유지됩니다. 결국 빠른 시간 내에 영국과 FTA 협상을 벌여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 영국 수출은 73억 9천만 달러로 전체의 1.4%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영국의 투자도 지난해 2억 6천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영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을 보면 선박 수출액이 25억 43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자동차와 반도체가 각각 15억1300만 달러, 5억 3700만 달러로 2,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절대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일단  전자·자동차·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계는 경기 침체, 소비 위축 등 앞으로 세계 산업계에 닥쳐올 변화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거시적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쳐 교역이 쪼그라들 경우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입니다. 금융 불안과 경기 침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LG는 영국에 공장을 두고 있지는 않고 인근 폴란드에서 생산된 제품을 반입해 판매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EU와 FTA를 맺어 폴란드에서 생산된 제품이 무관세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판매량에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유리한 측면도 있고 불리한 면도 있습니다. 유럽 경기가 둔화되면 유럽 자동차 시장의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불리한데, 원 달러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 할때 가격 경쟁력이 생깁니다. 현대기아차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현지 공장이 있는데 브렉시트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년 뒤에는 영국 수출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하는 부담이 원가엔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또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도 있습니다. 전세계 경제에 불확성이 확산돼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교역량이 줄면서 선박 수요는 물론 운임료도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브렉시트는 당장의 타격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산업과 수출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함께 유예 기간이 끝난 후 영국과의 FTA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협상을 위한 통상 당국의 움직임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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