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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5만 원권 1인당 27장씩…어디로 갔나?



7년 전 오늘인 2009년 6월 23일, 5만원 권 유통이 시작됐습니다. 발행 첫해인 2009년 말 5만원 권의 발행 잔액은 9조9천230억 원으로 시중에 풀린 전체 화폐 발행 잔액의 26.6%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 비율은 급증했습니다. 2010년에는 43.9%, 2011년 53.5%, 2012년에는 60.3%까지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말 5만원 권의 화폐 발행 잔액은 70조 원에 육박하는 69조 3785억 5천 만원으로 전체 화폐 발행 잔액의 76%까지 치솟았습니다. 7년 새 화폐 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겁니다.

지난달 말 기준 시중에 풀린 5만원 권은 장수로는 13억 8756만 9천장으로 집계됐는데, 1인 당 5만원 권을 약 27장, 액수로는 135만원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시중에 상당량이 공급된 5만원 권이지만 환수율은 다른 지폐보다 낮습니다. 올해 1월~5월까지의 5만원 권의 환수율(시중에 공급한 화폐량 중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화폐량의 비율)은 48.2%에 불과했습니다. 110%인 1만원 권의 절반도 안 되고, 83.2%와 89.6%인 5천원 권과 1천원 권의 환수율보다도 상당히 낮습니다.

때문에 5만원 권을 일부 사람들이 사용하기 보다는 개인 금고 등에 넣어 놓고 있거나 비자금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검찰이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비밀 금고를 압수수색하자 현금 30억 원이 발견됐는데 모두 5만원 권이었습니다. 

물론, 5만원 권의 환수율이 낮은 이유를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5만원 권은 다른 지폐에 비해 거래되기 보다는 저장되는 경향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화폐의 유통 및 거래가 활발해야 경기 부양 효과가 있는데 5만원 권은 이 부분에서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고액 화폐가 검은 돈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확장적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액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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