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한다더니…뒤에선 첨단 장비로 증거 인멸

<앵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롯데그룹의 증거 인멸이 도를 넘었다며 발끈하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나서서 수사 협조를 천명해 놓곤, 첨단 장비까지 동원해 증거인멸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동빈 회장은 검찰 수사가 빨리 끝나길 바란다며 수사에 협조할 뜻을 밝혔습니다.

[신동빈/롯데그룹 회장(어제) : 책임을 느끼고 (있고) 모든 롯데 계열사에 (검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을 벌이는 동안 롯데 측이 최첨단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최첨단 증거 인멸 도구로 지목한 WPM 삭제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삭제된 컴퓨터 파일은 하드디스크에 파일 흔적이 남아 쉽게 복원할 수 있지만, WPM 프로그램으로 삭제한 파일은 하드디스크 흔적을 0이라는 숫자로 덮어버립니다.

[조용현 소장/국제법과학감정원 : 기존에 덮어씌워 진 영역에 있는 데이터를 걷어내고 원래 있던 데이터를 추출한다는 건 기술상 현재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다만 검찰 주장과는 달리 WPM 프로그램은 첨단 기술이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증거 인멸을 위해 일부러 최첨단 도구를 구해 왔다는 검찰의 뉘앙스는 다소 과장된 셈입니다.

검찰은 수사 방해라고 연일 성토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처벌하기보단 기업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롯데 측의 증거인멸을 검찰이 의도적으로 부각하는 건 수사 초기부터 수사의 명분과 주도권을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심산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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