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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전수경 - 타냐 역만 13년…"내게 꼭 맞는 옷 같다"

<앵커>

세계적인 히트 뮤지컬 '맘마미아'가 국내 초연 13년 만에 지난달 1,500회 공연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대형 뮤지컬 역사상 최단기간의 기록인데요, 13년 동안 전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

그 초연부터 현재까지 13년간 맘마미아에서 ‘타냐’ 역을 해 온 뮤지컬 배우 전수경 씨 오늘(15일) 초대석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요즘은 지방 공연을 다니시느라고 좀 바쁘시죠?

[전수경/뮤지컬 배우 : 네, 얼마 전에 '맘마미아' 서울 공연을 끝냈고, 지난주에 여수 공연을 시작으로 해서요, 한 6개월 간에 지방공연을 하는데요. 주말만 아니면 어느 도시는 조금 더 길게 이렇게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에 1,500회 공연을 돌파했는데 2004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맘마미아'를 계속 해오신 분으로서 다른 분들 보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전수경/뮤지컬 배우 : 글쎄요. 초연부터 공연을 한 배우가 몇 명 안 되더라고요. 근데 이제 저희가 초연 때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진짜 이렇게 길게 하리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 하고 출발을 했었고, 우리나라 최초로 이렇게 1,500회를 공연했다는 작품이라는 게 사실 배우로서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더라고요, 이렇게까지 기대를 안 했지만 또 1,500회를 해 보니까 어쩌면 2,000회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13년 동안을 주인공 '도나'의 친구인 '타냐'역을 해 오셨는데요, 아까 잠깐 말씀 듣기로는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몸매가 안 변하셔서 옷을 그대로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잘 해오셨다고 하는데 10년 넘게 같은 역을 해온다는 게 참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전수경/뮤지컬 배우 : 네, 그게 어떻게 보면 많은 분들이 좀 한 역할을 오래 하다 보면 지루하거나 속된 말로 지겹지 않나 이렇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사실 저는 '맘마미아'를 너무 사랑하고 이 역할을 시작할 때는 사실 이 역할을 너무 속속들이 잘 알지는 못하고 조금 아는 척을 하면서 역할에 접근을 했다면 (그 동안 공연을) 하면서 점점 저의 모습과 타냐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지금은 마치 제가 너무 잘 맞는 옷을, 한참 오래 입어서 제 몸에 정말 착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처럼 그런 과정을 겪으니까 사실은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말씀은 하시지만 솔직히 주인공인 '도나' 역을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은 안 드셨어요?

[전수경/뮤지컬 배우 : 왜 안 들었겠어요, 저도 사실은 오디션을 볼 당시만 해도 나름, 어쩌면 도나가 워낙 또 연기적인 면에서 모든 어떤 중년 배우들의 로망의 역할이죠. 근데 정말 이 작품에 오디션을 보러 가서 저는 첫 눈에 '타냐'만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조금 단념을 했고요. 그리고 공연을 하면서는 어린 쌍둥이 딸을 키우고 있던 저로서는 이 아이들의 엄마 역할과 배우 역할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타냐만 한 역할이 없었습니다.] 

13년 동안 '타냐'는 전수경 씨였지만, 그동안의 수많은 도나가 있었고 또 많은 로지가 있었고 샘, 해리, 빌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거쳐갔을 텐데 그 동안의 호흡을 맞춰 본 다른 배우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누구를 꼽으시겠어요? 어려운 질문인가요?

[전수경/뮤지컬 배우 : 그렇죠. 아무래도 저와 함께 공연을 가장 오래한 우리 최정원 '도나'가 동료이자 정말 극 중의 '도나'와 '타냐'처럼 그런 친구가 됐어요. 그래서 초연부터 저와 함께 무대를 지켰던 '로지' 역의 이경미 씨랑 최정원 씨가 가장 오랫동안 저와 함께 공연을 했기 때문에 이제 눈빛만 봐도 20년된 친구의 우정을 느낄 수 있죠.]

지금 같이 공연을 하시는 분들을 배려한 현실적인 대답을 하신 것 같은데요. '맘마미아'가 한국 뮤지컬에 끼친 영향도 크지만 배우 전수경에게 미친 영향도 상당히 크지 않을까 싶은데요, '맘마미아' 이전의 전수경과 이후의 전수경, 어떻게 달라진 면이 있습니까?

[전수경/뮤지컬 배우 : 이 작품을 오래했기 때문에 사실 어떤 제 인생에 한 부분이 되어 버렸어요, '맘마미아'라는 작품과 '타냐'라는 인물이. 제 인생에 정말 많은 일들이 '맘마미아'를 하면서 일어났기도 했고 또 많은 일들을 겪기고 했고 그러면서 서서히 제 인생도 약간 '타냐'의 인생처럼 많이 닮아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인생을 조금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 그런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캣츠'로 데뷔를 하셔 가지고 그동안 '맘마미아'는 말할 것도 없고 '시카고', '그리스' 같은 웬만한 뮤지컬들은 다 출연을 하셨어요, 이제 데뷔하신 지 한 26년, 27년째 접어드는 거죠. 앞으로 이제 더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어떤 작품 같은, 혹시 마음에 두신 게 있으신지요?

[전수경/뮤지컬 배우 : 어떤 작품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 보다는 정말 프로들과 함께 일을 할 때 프로들과 함께 하는 작품을,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더 커요. 그런 작업 자체가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좋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러시군요, 앞으로도 좋은 연기, 좋은 노래로 관객들과 오래오래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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