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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무수단 미스터리…왜·언제까지 쏘나?

[취재파일] 北 무수단 미스터리…왜·언제까지 쏘나?
북한의 행실은 원래부터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 그제(5월 31일)까지 벌어진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 4회 연속 발사 실패 사건은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속뜻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4월 15일 무수단의 사상 첫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북한은 당연히 실전 배치된 무수단 50여기를 전수 조사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첫 발사에 실패했으니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2주 만인 같은 달 28일 또 2발을 쐈다가 실패를 맛 봤습니다.

더 이상은 안 쏠 줄 알았지만 북한은 그제 또 쐈습니다. 그제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수 초만에 터졌으니 무수단이 이동식 발사대 TEL을 제대로 벗어나지도 못하고 폭발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미사일은 발사 성공률이 80% 이상 돼야 전투 적합 판정을 받고 실전 배치되는데, 이미 실전 배치된 무수단의 발사 성공률은 0%입니다. 이 정도면 폐기 처분 대상입니다. 무수단을 되살리고 싶다면 몇 년이 걸리든 결함을 찾아 보완해야 하는데 북한은 ‘안되면 될 때까지’ 쏘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 조금씩 드러나는 치명적 결함…“손보기엔 늦었다”

무수단은 러시아의 R-27(나토명 SS-N-6) 미사일에서 유래했습니다. 무수단은 ▲북한이 R-27을 해체하며 기술을 습득하는 역설계 방식으로 개발했거나 ▲R-27을 대량 수입한 뒤 발사체 엔진을 포함한 미사일 주요 부분을 손대지 않고 살짝 개조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경우는 새롭게 미사일을 개발한 것과 다를 바 없어서 반드시 시험 발사를 거쳐야 합니다. 두 번째 경우의 무수단은 성능이 입증된 R-27 미사일 자체이기 때문에 시험 발사를 안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북한은 시험 발사 없이 지난 2007년 무수단을 실전 배치했습니다. 즉 무수단은 러시아 R-27 자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1970년대 제작된 R-27의 엔진과 주요부품이 여전히 무수단에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엔진이 30~40년 이상 노후화가 진행돼서 아무리 설계 변경을 한다고 해도 무기로서 기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워낙 낡고 녹슬어서 수명을 다한 엔진이라면 엔진을 포함한 주요 부품을 완전히 교체해야 합니다. 무수단의 4회 연속 실패 원인은 ‘불치(不治)의 결함’ 같습니다.
● 北, 요행을 바라나

2발까지는 그래도 긴가민가했지만 3발째 실패했을 때부터 무수단은 무기로서 신뢰성을 잃었습니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날아가서 타격한다는 확신이 서야 하는데 무수단은 그런 신뢰를 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또 쐈습니다. 군 핵심 관계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또 발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1발이라도 제대로 날아갈 수는 있지만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 다음의 무수단 발사가 다시 성공하리란 보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무수단 오기(傲氣)’의 이유에 대해서는 명쾌한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1발이라도 성공하면 괌 미군 기지를 직격할 수 있다는 위력을 보여줄 수 있으니 이런다”, “계속된 실패를 통해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있다”, “무수단 실패로 위기에 몰린 전략군 사령부가 재기할 수 있는 길은 무수단 성공뿐이다”, “멀쩡한 무수단이 속한 로트 번호를 찾는 중이다”, 이 모두 풀어야할 수수께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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