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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40년 넘은 美 자유당…이번엔 존재감 가질까?

[월드리포트] 40년 넘은 美 자유당…이번엔 존재감 가질까?
‘자유당’이란 단어를 들으면 지난 1950년대 있었던 친 이승만계 보수정당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사사오입’ 개헌 등 각종 정치적 비리를 저지르며 3.15 부정선거를 치르다 4.19혁명으로 붕괴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당입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높은 가치인 자유를 당명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전세계에 많이 있고 민주당과 공화당이란 거대 양당에 가려 있긴 하지만 미국에도 40년 이상 존재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유당은 1971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만들어졌습니다.시민의 자유와 자유방임경제, 작은 정부를 추구하며 출범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책과 관련해선 세금은 낮추고 동성결혼과 총기소유, 마리화나 합법화, 낙태 등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27개주에 등록된 자유당원은 41만여 명입니다.

자유당은 창당 1년 뒤인 1972년부터 지금까지 매 4년마다 후보를 뽑아 대선에 참여해 왔습니다. 대부분 그 존재를 모르는 이유는 그만큼 성적이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1976년 에드 클라크 후보가 1.06%를 득표한 것이 지금까지 가장 좋은 성적입니다. 물론 그동안 연방 상하원 의원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정당입니다.
이렇게 거의 영향력이 없어 보이던 이 자유당이 올 미국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유당은 지난주 대선 후보를 선출했는데, 주인공은 4년 전 대선후보였던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입니다.

존슨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오바마, 공화당 롬니 후보와 경쟁을 벌여 1%가 조금 안되는 120만 표를 얻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파괴력이 그때 보다는 클 것이며,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여론조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힐러리 대결구도가 굳어져가던 지난 3월 몬머스 대학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게리 존슨이 자유당 후보로 나와 트럼프, 힐러리와 3자 대결을 할 경우 지지율은  힐러리가 42%, 트럼프가 34%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존슨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인 11%를 기록한 것입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결과였는데, 힐러리와 트럼프가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인 지난달 14일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와 클린턴이 각각 42%와 39%의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존슨은 여전히 두 자릿수인 10% 지지율을 유지했습니다.

존슨의 지지율을 분석해보면 민주 공화 양당 유권자들이 각각 8%의 지지를 보냈고, 무당파 유권자의 18%가 존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트럼프와 힐러리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사상 최대인 50%를 넘는 상황에서 제 3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가 실제로 적지 않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15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7%가 제3후보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일맥상통하는 결과입니다. 
물론 존슨이 대통령이 될 확률은 극히 미미하지만 힐러리와 트럼프가 초박빙 승부를 겨루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 즉 경합주에선 충분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존슨이 힐러리와 트럼프 중 누구의 표를 더 잠식해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요? 

사업가 출신인 존슨은 공화당원이었습니다. 1995년부터 8년간 공화당 소속 뉴멕시코 주지사를 지낸 뒤 2011년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또 그의 러닝메이트인 웰드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었는데 올해 자유당으로 옮긴 인물입니다. 여기에 감세와 관료주의 철폐, 마리화나 합법화 총기소유지지 등은 공화당의 정책과 겹칩니다.

존슨은 공화당 트럼프를 인종주의자로 몰아부칩니다. 불법이민자들은 걸러내되 이민자들이 미국에 오는 이유는 일자리를 찾기위해 일이 있는 곳에 오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국경장벽설치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존슨이 떠오르자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1% 지지를 얻은 변방 후보라며 대선 변수가 아니라며 무시했습니다.

그러자 존슨은 TV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입으로 바람을 불어 트럼프를 날리는 모습을 취하는 등 트럼프와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상 최고의 비호감도로 최선의 후보가 아니라 차악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 이번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존슨이 캐스팅보트를 쥐게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그의 지지율입니다.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실시하는 5차례 전국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를 끌어낸다면 존슨은 오는 9월부터 세 차례 열리는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확실한 이번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와 힐러리 둘 다 싫다는 유권자들이 제 3후보를 대안으로 생각할 지, 아니면 존슨도 싫다며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지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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