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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미국도 북한도 "통일 얼마 안 남았다"

동상이몽이란 말이 있죠? 같은 사안을 놓고 양쪽이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북한과 미국이 그렇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 그러니까 통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동일한 전망을 내놨는데 그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안정식 북한 전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얼마 전 하와이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앞으로 2~3년 내에 북한이 붕괴할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돼온 북한 붕괴론의 연장 선상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에 대비한 계획을 지금부터 세우고 훈련해야 한다며 북한이 붕괴되는 시나리오 속에서 안전과 안정을 제공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응 방법을 논의함은 물론 대응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샤프/前 주한 미군 사령관 : 대북제재와 같은 북한에 대한 외부 압력뿐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의 압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권을 변화시키거나 정권을 바꿀만한 압력 말입니다.]

이 같은 언급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에 대한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전직 군인이란 관점에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바라본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의 전망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내 충성도가 약화되고 내부 불만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지만, 북한에선 여전히 강력한 통제체제가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고 여기에 저항할만한 의미 있는 움직임도 아직은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로 몇 년 안에 실각하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여태껏 북한이 그럭저럭 버텨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동안은 김정은 정권이 그럭저럭 버텨갈 수도 있습니다.

북한 붕괴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마치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바라는 기약 없는 기다림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2주 전 북한의 성명 중에 한반도 정세에 대해 주목할 만한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이 성명은 김정은이 7차 당 대회에서 거론한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남한 당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하며 통일의 시점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정부정당단체 공동성명 : 령마루가 가까와 올수록 길은 더 가파롭고 바람은 더욱 세찬 법이다. 오늘 조선반도 정세가 전례 없이 준엄하고 내외 반통일 세력의 도전이 최절정에 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통일의 결승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북한이 여기서 이야기하는 통일은 적화통일을 뜻합니다. 미국을 몰아내고 남한을 공산화한 북한식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의도겠죠.

이렇게 그 속뜻은 달라도 북한과 미국의 통일에 대한 표면적 전망, 그러니까 시기적으로 통일이 가까워졌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안정식 기자는 정리했습니다. 

▶ [취재파일] 미국도 북한도 "통일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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