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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안 듣는 '고혈압'…보톡스 놓자 혈압 '뚝'

<앵커>

보툴리눔 톡신, 일명 보톡스는 신경을 마비시켜 주름을 없애는 데 주로 쓰이지요, 그런데 국내 의료진이 고혈압약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 보톡스를 놔서 혈압을 낮추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어떤 원리가 작용했는지,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고혈압 환자의 등뼈와 허리뼈 사이 복부 쪽으로 보톡스를 놓습니다.

시술 전 200이 넘었던 혈압이 129로 뚝 떨어졌습니다.

2014년 처음 보톡스 시술을 받은 환자는 혈압을 150 밑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환자는 살을 빼거나 세 가지 이상의 고혈압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고혈압 합병증으로 어지럼증이 생겨 고3 때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오진우/보톡스로 고혈압 치료 : 시술받고 난 다음에 검정 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도 가고, 지역자활센터에서 일도 하고.]

이렇게 고혈압약이 듣지 않는 환자는 전체 고혈압 환자의 5%, 4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등뼈와 허리 뼈가 만나는 척추 앞쪽 복부에는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망이 있습니다.

췌장암 환자 등의 통증을 줄여주려고 이 신경망을 차단하는 시술을 하는데, 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이 부작용을 역으로 고혈압 치료에 시도한 겁니다.

[박휴정/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보톡스를 이용해 복강신경 차단술을 하면 혈압 저하 효과가 오래갈 것 같아 시도했습니다.]

아직은 안전성과 효과가 더 많은 사람에게 입증돼야 하는 단계지만 보톡스가 난치성 고혈압의 새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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