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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지 못한 컵라면만…"밥 먹을 새도 없었다"

<앵커>

혼자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19살 김 모 군의 유족들은 김 군이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밥 먹을 새도 없이 일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사고 당시 발견된 김 군의 가방엔 공구와 함께 컵라면이 들어있었습니다.

보도에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28일) 구의역에서 숨진 수리업체 직원 20살 김 모 씨의 가방에서 나온 물건들입니다.

작업 공구들 사이로 뜯지 않은 새 컵라면 하나가 있습니다.

[김 씨 어머니 : 사다가 넣어놨다가 잠깐이라도 먹으려고 한 거예요. 서울메트로에서 전화를 한 거죠, (수리업체) 본사로. 신고 왔으니까 빨리 가라, 시민들 불편하다.]

지난해 10월 일을 시작했지만, 가족들은 2인 1조 근무 원칙이 허울뿐이었다고 말합니다.

[2명이 가야 되는데 '너 혼자 절대 가지마'하는데, '아닙니다 저 혼자 할 수 있습니다' 하면서 갈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유족들은 서울메트로가 이미 숨진 20살 청년에게 사고 탓을 하고 있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크린도어 관리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기면서 인력이 부족해졌고, 이미 사고 출동 2건 중 1건은 2인 1조가 아닌 '나홀로 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연구용역을 통해 스크린도어 관리 적정 인원을 역당 1.29명으로 정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 용역 계약을 할 때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얘기거든요. (적정 인원) 기준을 무시하고 적용을 하면 그건 당장에 특혜가 되는 거니까요.]

지난해 서울메트로 노선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직영으로 스크린도어 관리를 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선보다 10배 많았습니다.

경찰은 관계자 모두를 수사 대상에 올리고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파헤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현장인 구의역에는 시민들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 씨를 추모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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