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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파트 관리소장은 주민대표에게 종놈?

* 대담 : SBS 김종원 기자

▷ 한수진/사회자:
 
강남의 한 유명한 고급 아파트에서 갑질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이 관리소장을 ‘종놈’이라고 부르면서 폭언을 퍼부은 것인데요. ‘때가 어느 때인데 이런 말을 쓰느냐’, ‘지금이 조선시대냐’. 비난이 쏟아지고 있네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SBS 김종원 기자와 자세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김종원 기자,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종원 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이게 무슨 일일까요.
 
▶ SBS 김종원 기자:
 
정말 말 그대로 폭언이었습니다. 요즘 시대 듣기 힘든 폭언이었는데. 제 입으로 하는 것보다는 일단 현장에서 녹음이 된 녹취를 들어보시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주민회장 : 야, 네가 뭐야? 네가 뭐야 이 XX야!]
[주민회장 : 종놈 아니야, 네가! 종놈이 내가 시키는데!]
[관리소장 : 지금이 조선시대입니까?]
[주민회장 : 종놈이, 월급 받는 놈이, 이 XX야!]
[관리소장 : 그럼 당신은 뭡니까?]
[주민회장 : 나는 주인이야! 너희 놈들은 월급을 받는 놈들이야, 알았어? 건방진 XX들. 주인이 시키는 것만 하면 돼!
[주민회장 : 월급 받는 놈들이 주인이 시키는데, 가타부타! 정당한 계약을 해주고 했는데 왜 (계약서를 내놓으라 그래!)]
 
▷ 한수진/사회자:
 
심하네요. 정말.
 
▶ SBS 김종원 기자:
 
네. 이런 폭언이 한 5분 넘게, 거의 10분 가까이 이어졌는데요. 지금 이렇게 종놈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폭언을 퍼붓는 것은 이 아파트의 주민 대표 회장이고요. 욕설을 들으면서 간간히 ‘지금이 조선시대입니까’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아파트의 관리소장입니다. 경비 분들, 아파트 자잘한 것들 관리하시는 관리소장이고 한데. 지금 이 일이 벌어진 게 아파트 지하주차장입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언성이 오가면서 이렇게 된 것인데. 그 내용을 들으셨다시피 사실 21세기에 오갈 내용인가. 그리고 저런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이런 의구심이 들 정도로 심한 말을 했는데요. 이 현장에서 10분을 넘게 이런 얘기를 들었던 관리소장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인데. 이 일이 있은 후로 자다가 중간에 벌떡 깬다고 해요. 너무 모욕적인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 ‘종’이라는 말을 50번은 넘게 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참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화병 나시겠어요. 그런데 입주자 회장도 화가 많이 난 상태 같은데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폭언을 퍼부었는지 설명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여기가 지하 주차장인데. 이 아파트 단지가 굉장히 크거든요. 강남에 명품 아파트라고 소문이 나면서 굉장히 유명한 강남의 아파트인데. 단지가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지하 주차장에 LED 공사라고 해서 천장의 전등을 싹 교체하는 꽤 큰 사업을 하는데. 이것을 방금 폭언을 퍼부은 주민회장이 주도를 해서 업체를 선정했어요. 공사를 할 업체를.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규정위반이 좀 있었다. 업체 선정 과정이 불투명했다. 이러면서 일부 주민들이 반발을 했습니다. 그래서 업체 선정을 어떻게 한 것이냐. 이러면서 주민회장과 일부 주민 사이 갈등이 오갔는데. 여기에 관리소장이 일종의 개입을 한 거죠. 끼어들은 거죠. 주민회장에게 약간 반기를 들면서 끼어든 거예요. 그러면서 원래 절차상 이 공사를 들어와서 하려면 관리소장이 어쨌든 관리의 주체이기 때문에. 계약서를 보여줘야 해요. 우리가 이렇기 때문에 공사를 시작하겠다. 그런데 주민회장이 계약서를 공개를 안 하고 있었거든요. 다툼이 오가고 하니까. 관리소장이 계약서를 보여 달라 요구를 한 거예요. 그랬더니 ‘네가 뭔데 계약서를 보여 달라고 하느냐’. 이러면서 ‘내가 주인인데’ 이러면서 격분을 하면서 분노를 한 거죠. 왜 관리소장이 도대체 네가 뭔데 공사를 막아서느냐.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또 관리소장으로서는 합리적인 안을 낸 것 같은데요.
 
▶ SBS 김종원 기자:
 
절차상 반드시 필요했던 부분이고.
 
▷ 한수진/사회자:
 
주민들 간의 갈등이 있으면, 그냥 계약서 공개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면 되지 않느냐. 이런 차원에서 제안을 한 것 같은데.
 
▶ SBS 김종원 기자:
 
왜냐하면 또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할 수도 있거든요. 관리소장 입장에서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 정도 언사를 할 정도면 이것 말고도 또 다른 갈등이 있지 않았을까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폭언은 결국 드러난 것이다, 터져 나온 것이다. 아파트 관리 직원들이 이런 얘기를 했는데.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지금 현재 주민회장 같은 경우 지난 해 9월 달에 선출이 됐습니다. 앞으로 2년 임기가 있는데. 선출이 된 후부터 그렇게 야근을 시켰다고 해요. 직원들을 밤에. 원래는 6시에 퇴근인데, 10시, 11시. 심지어는 자정 넘어서까지도 붙잡아놓고. 집에 퇴근한 사람을 빨리 지금 결재 받으러 오라고 해서 다시 출근하게 한다거나. 이런 일이 굉장히 잦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실제로 출퇴근 기록이 돼있는 표를 보니까 거의 한 달의 2/3 이상을 야근을 했더라고요. 직원들이. 그런가하면 관리실이 있고 보안실이 있지 않습니까?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그 보안실 직원들에게는 전화를 해서 호출한다고 해요. 아파트 단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3,400세대 굉장히 큰데. 어디에 있든 전화를 해서 와라. 그래서 막 뛰어오면 시간을 잰다고 해요. 왜 3분 넘었냐, 너 지금 4분 좀 넘게 오지 않았냐. 보안실이 이렇게 굼떠서 되겠느냐. 이러면서 한 소리 또 하고. 이런 것들이 직원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인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갑질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관리소장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을 그동안 참다가 호소문이라고 해서 작성을 해서 아파트에 붙이기도 하고 했거든요. 최근 갈등이 불거지면서. 그랬더니 현재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돼있는 상태고요. 주민회장으로부터. 호소문 이런 것 괜히 쓸데없는 것 붙여서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약간 가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돼있는 상태고. 그리고 관리소장 같은 경우에는 이런 마찰들로 인해서 현재 두 달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저희가 그제 보도를 하면서 임금 지급은 됐어요. 보도가 나가고 나서.
 
▷ 한수진/사회자:
 
보도가 나갈 때까지는 월급을 못 받고 있다가.
 
▶ SBS 김종원 기자:
 
그 때까지는 월급을 전혀 못 받고 이 회장도 줄 생각이 없다. 그런 관리소장에게는 월급을 줄 수 없다. 교체를 해달라고 관리소장을. 이런 입장이었는데 보도가 되고 와글와글 되면서 임금은 지급이 됐습니다. 다행히.
 
▷ 한수진/사회자:
 
주민회장님은 그런데 왜 그러셨을까요?
 
▶ SBS 김종원 기자:
 
일단 주민회장님 얘기도 들어볼 수밖에 없죠. 주민회장님도 이유가 있었으니까 이랬을 텐데. 저희가 주민회장님을 만나서 얘기를 쭉 들어봤습니다. 주민회장 같은 경우에는 억울하다, 내가. 이런 입장이거든요. 먼저 폭언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여기 어쨌든 주민자치회에서 그 업체를 선정해서 정상적인 의결 절차를 거쳐서 공사를 시작한 것인데. 관리소장은 여기서 살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왜 자기가 못하게 하느냐. 자기가 정당하게 했겠지 설마 비리를 저질렀겠느냐. 이러면서 그 때 그 상황이 너무 화가 나서 격분하다 보니 말이 좀 막 나왔다. 이렇게 해명을 했고요. 야근 같은 경우에는 다 원래 해야 될 정당한 근무다. 전임 회장이 있을 때 일을 안 해서 제 시간에 퇴근을 했던 것이지, 자기가 와서 보니까 그동안 너무 탱자탱자 놀았더라. 그래서 정당한 업무를 시킨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숨겨진 사정들은 다 있는 것 같고 말이죠. 그 시시비비를 저희가 다 따지기는 어렵지만. 그런데 어쨌든 절차상에서 분명히 문제는 있어 보이는데, 이런 심한 말을 한 것 말이죠.
 
▶ SBS 김종원 기자:
 
아파트 주민회장 같은 경우는 어쨌든 본인도 관리를 지금 하고 있는 관리업체와 알력 싸움이 있다. 이런 억울함을 호소하기는 했는데. 어쨌든 이게 도를 넘은 이런 언행을 한다는 게 요즘 쉽지는 않잖아요. 이런 것을 했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상대방에게 굉장히 인격적인 모독을 준 것은 틀림없고요. 어제 인터넷에 굉장히 많은 댓글들이 달렸는데.
 
▷ 한수진/사회자:
 
네. 보도 나가고 난 다음예요.
 
▶ SBS 김종원 기자:
 
제가 보고 참 씁쓸했던 게, 말로만 안 했지 사실은 속으로는 다 이런 생각 하고 있을 거야. 이런 댓글들이 있었거든요. 소위 월급을 주는 위치에 있는 높은 사람들, 말로만 안 했지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사람은 그걸 말로 했네. 이런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이 아파트에서는 회장의 이런 행위가 너무 심해서 주민들도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주민들도 우리 회장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해서 관리사무소 직원들 도와주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말로만 안 했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는 안 되는 거죠. SBS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SBS 김종원 기자:
 
감사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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