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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영화 '곡성'의 힘…스포일러에도 예매 열기 지속

영화 <곡성>의 흥행이 무섭습니다. 보통 개봉 둘째 주가 되면 첫 주보다 관객 수가 15~20%가량 줄어들지만, 곡성은 첫 주와 둘째 주 모두 큰 차이 없이 관심이 계속 이어졌는데요, 놀라운 건 이런 인기가 뜨거웠던 스포일러 논란과 관객들의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김영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그놈은 그냥 미끼를 던져본 것이고, 자네 딸내미는 그것을 확 물어버린 것이고.]

영화계 종사자들에게 '스포일러'는 호환 마마 못지않게 무서운 대상이라고 합니다. 스포일러가 돌면 흥행에 지장이 생길 거란 건 일종의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주최 측에서도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개봉 전에는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기 때문에 기자들도 기사를 쓰기가 참 어렵습니다.

개봉 후에 내용을 알게 돼도 기사에 담을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합니다. 자칫 내용을 조금 공개했다가 무개념으로 찍혀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곡성'은 스포일러에 관한 이런 기존의 상식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곡성은 개봉 직후부터 SNS에 주인공들의 관계와 미스터리의 열쇠들이 '해석'이라는 포장 아래 쏟아졌고, 상식대로라면 이는 치명타로 작용했어야 했는데도, 흥행 질주가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후기와 평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를 아무리 열심히 홍보해도 인터넷에 핵폭탄처럼 재미가 없다는 뜻의 '핵노잼'이란 후기만 몇 건 올라오면 흥행은 끝이라고 할 정도로 입소문은 중요한데, 이 영화는 호평 일색은 아니었습니다.

초반에는 언론 시사 이후 꽤 알려진 어느 평론가가 만점을 줬다는 소문이 퍼지고, 기자와 평론가 등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 "최고다. 역대급이다."라는 찬사도 심심치 않게 보여 나홍진 감독의 열성 팬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확산했지만, 둘째 주로 들어와 일반 관객들이 영화관을 채우게 되면서 슬슬 고개를 갸우뚱하는 다른 평도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곡성이 기존의 한국 영화가 흔히 쓰던 안전한 성공 공식을 일부러 벗어난 개성이 강한 장르물이었기 때문으로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충분히 :이상하고 어색하다. 내 취향은 아니더라"는 반응들이 나올 법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성의 예매 열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한마디로 스포일러를 통해 이미 굵직한 줄거리는 다 알면서도, 게다가 누구나 좋아할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도 익히 들었는데도, 얼마나 새롭고 파격적이길래 이렇게 시끄러운지 궁금해서라도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찾아본다는 뜻입니다.

영화계에선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힘이라고 꼽습니다. 이는 영화가 단순히 스토리가 궁금해서 보는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라고 김 기자는 말했습니다.

물론, 오로지 반전 하나를 위해 진행된 영화의 반전을 공개해버리는 '악성 스포일러'마저 옹호할 순 없겠지만, 영화의 만듦새만 좋다면 스포일러 마저도 정말 재밌다는 댓글 못지 않은 미끼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스포일러' 타령으로 현혹하지 말 것!"…'무개념'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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