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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제주 찍고 서울로…'차이나머니'의 습격

최근 몇 년간 제주도 부동산에 외국 자본이 엄청나게 몰렸습니다. 5억 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한 뒤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주는 투자이민제의 영향인데요, 그중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자본이 이제는 제주도의 이런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차이나머니의 거센 바람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불고 있습니다. 김흥수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마포구의 경우 중국인들의 부동산 거래 건수가 재작년 18건에서 지난해에는 43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13건이 거래됐습니다.

서대문구도 지난 한해는 13건이었지만, 올 들어선 지난달까지만 14건이 거래됐습니다. 주로 '미니 면세점'으로 불리는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상품 판매점이나 게스트하우스 용도입니다.

여기에 서울에서 유학하는 자녀를 위해 주거용 아파트를 사주거나 월세 임대를 위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왕서방의 거침없는 해외 부동산 식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 그룹 보고서는 지난 5년간 미국 부동산에 우리 돈 110조 원 규모의 중국 자본이 투자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호주에서도 얼마전 상하이 펑신그룹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국토 전체 면적의 1%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한 호주 최대 목장기업을 인수하려 했습니다. 결국, 호주 정부의 반대로 직전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죠.

또 뉴질랜드에서도 올 1분기에 거래된 전체 외국인 주택 구매 건수 가운데 60%가 중국인 구매 건수인 것으로 나타났고, 캐나다에서도 지난해 밴쿠버 부동산에 들어온 차이나머니가 우리 돈 11조 2천억 원 수준으로 전체 거래액의 33%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밖에 영국과 인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세계 각국도 차이나머니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을 주고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따른 자본의 해외 도피 성격도 있는 데다, 중국 국내 경기침체로 해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상권을 일부 살리는 효과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으로 백화점 쇼핑하듯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주변 시세를 덩달아 상승시켜 거품을 일으키는 역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김용일/부동산 중개사 : 상가가 있었는데 과거에는 월세가 300~400이었어요. 그런데 2,000에 들어왔습니다. 거기를. 물론 그 자본이 다 중국자본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빌려서 화장품 및 건강식품 그런 걸 하고 있는 곳이 한군데 있고요. 통이 많이 커요.]

지역 고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난개발되는 것도 우려 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도 투자이민 대상 지역을 지정된 관광지와 관광단지로 제한하기에 이르렀는데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목적이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경기 활성화에만 있었다면, 이제는 이미 나타나고 있거나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김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 [취재파일] '차이나머니'의 습격…제주 찍고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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