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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타진하다 포기

옥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타진하다 포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낸 제품을 만든 옥시레킷벤키저가 문제의 제품 출시 이후 외국 연구기관에 흡입독성 실험을 타진했으나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기존 제품의 원료 '프리벤톨 R-80'이 물속에 부유물을 남긴다는 등의 이유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HMG로 원료를 바꾼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지난 2000년 10월 판매했습니다.

국내 한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가 시작되고 약 한 달이 지나 옥시 측은 흡입독성 실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옥시는 이미 제품 개발 때부터 PHMG의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으나 생산을 강행한 뒤였습니다.

옥시 측은 지난 2000년 11월부터 2001년 1월 사이 미국과 영국의 연구소 두 곳에 실험 의뢰 가능 여부를 물었고,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험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원인을 놓고 원가 절감 등 여러 추측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지난 2001년 3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옥시 인수를 전후로 회사 내부의 조직 변동에 따른 혼란 등이 작용한 게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 당시 옥시의 의사결정권자로 지난 14일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는 인수 직후인 2001년 4월쯤 교체를 앞두고 있었고, 외국인 대표이사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신 전 대표는 오래전이라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면서도, 이런 상황이 맞물려 실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대표가 예정대로 부임했지만,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석 달가량 밖에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자 신 전 대표가 다시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후에도 실험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인수를 전후해 임원이 바뀌고 연구소 통폐합이 이뤄져 국내 연구소가 축소되는 등 회사 내부가 혼란에 빠지면서 결국 직원들이 흡입독성 실험에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됐고, 해당 제품은 계속 판매됐습니다.

옥시 제품은 10년간 약 453만 개가 팔렸습니다.

정부가 폐 손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한 인원은 221명인데, 177명이 옥시 제품 이용잡니다.

사망자도 90명 가운데 70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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