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씨가 받아 챙긴 9천 5백 억 원은 5공화국 말인 1987년 국가 예산의 16분의 1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그런데 금액도 금액이지만 돈을 받은 방법도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전 씨에 대한 판결문의 공소 사실을 보면, 청와대로 기업가를 불러 그 자리에서 수 십억 원을 받은 경우가 수 차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업가들에게 돈을 받아 챙기는 데 거리낌이 없었던 전두환 씨의 추징금 납부 실적은 형편 없습니다. 전 씨는 자신이 가진 돈은 29만 원 밖에 없다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한 때 전담팀을 꾸려 전 씨 일가의 숨긴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기도 했지만 추징금 납부율은 51% 정도에 불과합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