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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루싸리' 쓴 박 대통령…히잡의 '정치학'

<앵커>

이슬람권의 여성이 교리에 따라서 머리와 목을 가리는 천 가리개를 '히잡'이라고 부르죠.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한 건 '루싸리' 즉 머리카락을 감싸는 두건이란 뜻입니다. 같은 이슬람이라도 교리에 엄격한 나라일수록 더 많은 부위를 가리는데, 이렇게 눈만 내놓은 게 '니캅'이라고 하는 것이고, 눈도 망사로 아예 덮어버리는 '부르카'라고 합니다.

중동권에서 히잡 착용이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는지 카이로 정규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머리카락과 어깨를 가린 루싸리를 쓰고 이란을 방문했습니다.

이란인이 가장 좋아하는 흰색을 택했습니다.

대통령의 여성 수행원은 물론 여성 취재진까지 이란 순방기간 모두 히잡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어마어마한 비즈니스를 구하는 입장에서 시장이나 고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슬람권에서 외국 여성 귀빈의 히잡착용에 대한 명확한 원칙은 없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2010년 인도네시아에선 히잡을 썼지만, 지난해 사우디를 찾았을 땐 쓰지 않았습니다.

당시 사우디 국영방송이 화면에서 미셸을 흐릿하게 처리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중동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도 히잡을 한 번도 쓴 적이 없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모자와 스카프로 히잡을 대신하는 패션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과거엔 히잡을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최근 이슬람권 여성들 스스로 개성 표현의 아이콘으로 인식하는 분위깁니다.

때문에 패션 상품의 하나인 명품 히잡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마르와 엘 보그다디/이집트 히잡 디자이너 : 히잡은 한마디로 여왕의 자태를 완성해 주는 왕관과 같습니다.]

현지 일간지들은 비이슬람권 여성 지도자로 처음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 사진을 일제히 1면에 실으며 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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