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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시즌 축의금 고민…'5만원 너무 적고, 10만원 너무 많고'

결혼시즌 축의금 고민…'5만원 너무 적고, 10만원 너무 많고'
'결혼의 계절' 봄은 결혼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들에게 싱그러운 봄은 설렘과 환희를 만끽하기에 '최고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축의금 지출이 늘어나는 직장인들에게는 가계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한숨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 쪼들릴 지경까지 돼 가며 축의금을 낼 수는 없으니 받아든 청첩장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지는 건 당연합니다.

정해진 축의금 가이드 라인이라도 있으면 차라리 속이 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니 상황을 따져 액수를 정하기 마련인데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다 보면 머리가 지끈 아프기까지 합니다.

최근 한 온라인 취업포털이 직장인 1천6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식 1회 참석 때 지출하는 비용은 '5만원'이 60.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10만원' 24.1%, '7만원' 7.8%, '3만원' 5.7%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축의금은 보통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처음이라면 대부분 '친소관계'에 따라 금액을 정하기 마련이지만 친소를 가리는 게 보통 고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가족이나 친척, 친한 친구는 고민이 덜하지만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나 사회에서 알게 된 지인, 오랜만에 연락해 온 친구 등에게 청첩장을 받았을 때는 얼마를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친한 정도를 따지는 게 추상적이다 보니 칼로 무를 베듯 나누기가 쉽지 않아서입니다.

올해 초 결혼한 34살 이모씨는 직장 동료 A씨를 볼 때마다 축의금 생각이 나 씁쓸합니다.

자신은 나름 A씨와 친하다고 생각해 그의 결혼식 때 축의금 '10만원'을 냈는데 A씨로부터 돌아온 자신의 축의금은 '5만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금액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사람에게 나는 그리 가까운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거리감이 생기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름 확실한 기준을 정해 놓고 축의금을 내는 직장인들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직장인 42살 최모씨는 안면만 있는 정도로 가끔 만나는 사이라면 3만 원,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는 동료나 지인이라면 5만 원으로 정해 놓고 수년째 축의금을 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축의금으로 3만 원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자칫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축의금 기준을 5만 원·10만 원으로 올려 잡았습니다.

그랬더니 지출이 크게 늘어 결혼식이 몰린 달이면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됐습니다.

최씨는 "축의금 얘기만 나오면 주변 사람들 모두 너무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한다"며 "심지어는 7만 원 권을 만들어야 부담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얘기를 할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결혼식장 유형 또는 동행자 수에 따라 축의금 액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반 대도시 기준 결혼식 피로연의 식대는 보통 3만 원 안팎입니다.

그러나 호텔 양식은 5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지 않고 축의금을 내거나 가족까지 동반한다면 의도치 않게 '민폐' 하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인 36살 김모씨는 "얼마 전 남편을 혼자 두고 가기 뭐해서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갔는데 둘씩이나 와서 밥을 먹고 가면서 5만 원을 낼 수는 없어서 10만 원을 냈다"며 "신랑, 신부의 부담을 생각하면 하객으로서 당연한 배려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다른 직장인 39살 박모씨는 "짧은 기간에 지출이 너무 많다면 결혼식에 참석해 직접 축하해주는 것도 좋지만 때에 따라 금액을 낮춰 봉투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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