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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F-X 레이더 '선수 교체'로 사라진 490억 그리고…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6.05.01 08:25 수정 2016.05.01 14:07 조회 재생수50,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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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KF-X 레이더 선수 교체로 사라진 490억 그리고…
한국 공군의 미래,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의 최고 핵심기술이자 KF-X의 눈인 능동위상배열 AESA 레이더 체계 개발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예상을 뒤엎고 한화 탈레스가 선정된 뒤에 말들이 많습니다. AESA 레이더를 군과 함께 10년 동안 연구 개발해온 LIG 넥스원의 탈락이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LIG 넥스원의 기술이 있으니 AESA 레이다 독자개발이 가능하다는 지금까지 군의 설명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납득 못할 지점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LIG 넥스원의 탈락으로 10년 동안 AESA 레이더 개발을 위해 LIG 넥스원에 투자된 나랏돈 490억 원이 증발하게 됐습니다. 함께 연구해온 군 최고의 무기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 ADD는 스스로 10년의 연구 성과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할 때 부적격 평가위원이 참여한 점에 대한 ADD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선정 과정에서 LIG 넥스원은 협력 대상 중소기업을 9곳이나 확보했는데도 LIG 넥스원의 중소기업 협력 가점이 유례없이 0점 처리된 것도 의문입니다.

‘정부 합동 10년 AESA 연구’ LIG 넥스원의 탈락은 AESA 레이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낮춥니다. AESA 레이더의 성패는 KF-X 사업과 대한민국 공군 전투력의 성패와 같은 말입니다. 불안합니다.
 
● 사라진 490억 원…연구 10년과 연구 ‘0’은 종이 한장 차이?
ADD와 LIG 넥스원이 개발한 AESA 레이더 시제정부는 AESA 레이더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응용연구 1, 2단계를 마무리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시험개발 1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성과는 고스란히 KF-X용 AESA 레이더에 적용할 계획이었습니다. LIG 넥스원은 응용연구 1, 2단계와 시험개발 1단계를 수행한 업체입니다.

응용연구와 시험개발 10년 동안 63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가운데 490억 원은 정부 투자이고, 140억 원은 LIG 넥스원 자체 투자입니다. 정부는 10년의 기술도 버리고 490억 원도 버렸습니다. 방위사업청에 “490억 원과 기술을 환수할 방법이 있냐”고 물었지만 여태 대답이 없습니다.

AESA 레이더 우선협상대상업체 평가는 LIG 넥스원에게 점수를 줄 때는 인색했고 깎을 때는 과감했습니다. 10년 동안 AESA 레이더를 연구 개발한 LIG 넥스원과 AESA 레이더에 손댄 적 없는 한화 탈레스의 기술 점수 차이가 1점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술 점수는 총점 100점 가운데 80점인데 LIG 넥스원이 겨우 0.97점 앞섰습니다. 수긍할 수 없는 점수 차이입니다.

게다가 기술 능력과 기술 계획으로 나뉘어진 기술 점수에서 LIG 넥스원은 기술 능력에서만 앞섰습니다. 기술 계획 점수는 AESA 기술을 개발한 적 없는 한화 탈레스가 더 높았습니다. AESA 레이더를 개발한 적 없는 업체의 AESA 레이더 개발 계획 점수가 AESA 레이더를 10년 동안 개발하고 있는 업체의 점수보다 높다니 의아할 따름입니다.
 
LIG 넥스원이 받은 중소기업 협력 가점 0점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화 탈레스는 협력 중소기업을 20곳, LIG 넥스원은 9곳 제시했는데 각각 받은 점수는 1.42점과 0점입니다. LIG 넥스원이 중소기업을 1곳도 엮어오지 못했다면 0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9곳을 제시했는데 0점이라니요.

이런 엉터리 같은 평가가 벌어지자 중소기업 협력 가점은 LIG 넥스원을 떨어뜨리기 위한 장치였다는 추론이 국방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기술과 가격 평가에서 한화 탈레스를 따돌리고 올 LIG 넥스원을 중소기업 가점 0점으로 잡는다!
 
● ADD의 거짓 해명…공정성 의심받는 평가
LIG 넥스원의 AESA 레이다 시제품시선은 누가 어떻게 평가했느냐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AESA 레이더 우선협상대상업체 평가위원회에 한화 탈레스의 연구 과제를 수행 중인 교수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소식, 지난 27일 SBS 8뉴스를 통해 전해드렸습니다. (▶ [단독] 용역 맡은 교수가 평가위원…KF-X 또 잡음) 평가를 주관했던 ADD의 해명은 “업체 용역 하지 않는 교수를 찾기 어려웠다”였습니다.

그런데 평가위원 10명 가운데 민간인 교수는 문제가 된 평가위원 1명뿐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LIG 넥스원이나 한화 탈레스 연구 과제를 수행하지 않고 있는 레이더 전공 교수가 단 1명도 없었을까요? ADD의 해명은 거짓입니다.

평가위원 10명 가운데 5명은 ADD측이었고, 3명은 군 인사, 1명은 국방기술품질원 직원이었습니다. 민간 전문가 위주의 평가위원회가 객관적으로 두 업체의 AESA 레이더 기술을 평가하는 편이 더 공정했을 것이란 점은 두말 하면 잔소리입니다.
 
10년 동안 AESA 레이더에 매달려온 LIG 넥스원이 KF-X용 AESA 레이더 개발을 맡아도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미국과 유럽도 30년 가까이 시행착오하며 만들어낸 AESA 레이더를 우리나라는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단번에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니까요. 그런데 연구 경험 없는 한화 탈레스가 하면 성공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해집니다.

반면에 KF-X용 AESA 레이더를 해외에서 도입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AESA 레이더를 수입해 KF-X를 개발한다면 외국 전투기를 통째로 사는 만 못합니다.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성능개량도 마음대로 못하는 ‘껍데기만 국산’인 KF-X가 나타날까 두렵습니다. 고난의 독자개발을 포기하고 외국 AESA 레이더를 수입해 손 쉽게 KF-X를 만들려는 자들만 콧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