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이나 사진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 버튼을 누르죠. 이 버튼을 누르면 주변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본인의 취미나 생각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광고나 음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돼있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전병남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34살 직장 여성 이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이모 씨/직장인 : 아는 언니가 연락이 온 거예요. 음란물이나 잔혹한 게시물에 자꾸 제가 '좋아요'를 누르고 있더라고요. 부끄럽고, 당혹스럽고….]
하지만 문제의 게시물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36살 김 모 씨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김모 씨/직장인 : 제가 페이스북에 모발이식 모델을 구하는 데 '좋아요'를 눌렀다고 하면서 모발 이식에 관심이 많냐며 놀리는 듯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이 전달돼 취미나 생각 등이 알려집니다.
그런데 누르지도 않은 '좋아요'를 누른 사람으로 돼 있는 건 페이스북 광고업체의 편법 마케팅에 이용당한 겁니다.
광고 업체들은 각종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수십 개의 동의를 요구합니다.
이 동의 내용 가운데에는 본인의 허락 없이도 광고글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다는 내용을 은근슬쩍 끼워 넣습니다.
좋아요가 많은 사이트는 바로 돈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 : '좋아요' 한 명을 획득하는 게 다 비용이거든요. 1천 원에서 1천5백 원 사이가 됩니다. ('좋아요'를 확보하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죠.]
마케팅 업체를 가 보니 천 개 이상의 좋아요를 보장한다고 자랑합니다.
[페이스북 광고업체 직원 : 한 달 기준으로 '좋아요'가 찍히는 숫자를 1천 건 정도 보장해 드립니다. 최저 15만 원 정도에….]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마케팅 업체들의 상술이라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할 때 내용을 가급적 일일이 확인하고, 페이스북 내 활동 로그를 확인하면 자신의 '좋아요'가 악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VJ : 이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