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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허다윤 양 어머니 이야기

"저 안에 아직 친구들이 있어요. 부탁이에요. 구해주세요"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8분, 가까스로 구조된 단원고 박OO 학생은 해경들에게 소리쳤습니다. 해경은 이런 생존자들의 외침을, 세월호에서 창을 두들기며 존재를 알리려던 희생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탈출한 사람들을 그저 배에 태워 맹골수도를 빠져나갔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50분이 지난 오전 10시 40분, 세월호는 그렇게 침몰했습니다.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2016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바닷속에는 여전히 미수습자 9명이 있습니다. 2014년 11월 11일 정부의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 발표가 이루어진 후 미수습자 가족들은 더 큰 좌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부는 인양 방식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고도 2015년 4월까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인양을 지연하였고,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색 종료와 해경 폐쇄조치 후 9개월간 유실 방지 장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조속한 인양이었습니다.
 
“2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시간은 그날에 그냥 멈춰있어요.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있어요. 보통 사람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은 길잖아요. 사람들은 (세월호를) 잊기도 하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는 입장이죠. 아직도 아이가 배 안에 있는데 어떻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겠어요.”
 
세월호 미수습자인 단원고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가 서울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이유입니다. 박은미 씨는 딸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인양을 수색의 또 다른 방법으로 제시하여 수색 종료에 합의하였지만, 세월호 인양이 결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는 세월호가 사라지고 있고, 또다시 가족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결정과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한테 미수습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거예요. 2년 동안 딸을 세월호 속에 놔두고 산다는 게 말이 돼요?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떤 아이들은 살아서 생존자가 되었고, 어떤 아이들은 납골당에 있어요.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여전히 세월호 속에 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냥 찾아달라고 그 얘기만 하고 있는 겁니다.”
 
기자가 만난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눈물이 말라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인터뷰 내내 한마디, 한마디에서 울음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허다윤 양 아버지 허흥환 씨는 디스크협착증을 얻어 30분 이상 앉아있을 수 없고 직장도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지만 오로지 딸을 찾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사이 얻은 게 있다면 ‘미수습자’라는 명칭입니다. ‘미수습자’는 지난해까지 ‘실종자’로 불렸습니다. ‘실종’은 종적을 잃어 간 곳이나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세월호의 미수습자들은 사라진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에서 찾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미수습자’라는 용어로 허다윤 양의 어머니는 해양수산부 측에 용어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공식적으로 세월호 ‘실종자’는 ‘미수습자’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유가족이 되길 원합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2주기였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에는 1만2천 명이 빗속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팽목항은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추모객들로 끝없는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분향소 안 미수습자 9명의 자리엔 여전히 영정사진이 비어있습니다. 미수습자 9명(허다윤,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민들의 정부 인양대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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