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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9대 의원 '출석부·과제물' 점검해봤더니…

[취재파일] 19대 의원 '출석부·과제물' 점검해봤더니…
바야흐로 국회의원들이 시험에 들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4년마다 치르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첫 관문은 당내 공천입니다. 각 당은 모두 개혁 공천을 내세우며 엄정한 심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 새누리당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이후 연일 긴장 모드입니다. 이한구 위원장은 '저성과·비인기' 현역 의원을 집중 심사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양반집 도련님 같은 의원', '4년 내내 월급쟁이처럼 존재감이 없었던 의원'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도 언급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공천관리위원 가운데 당내 현역 의원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추천도 없었습니다. 빚을 진게 없으니 심사에서 봐줄 사람도 없을 법 합니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이 늘 40~50%는 된다. 이번에도 자동적으로 그 정도는 새 인물이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 국민의당에선 당내 절대 다수인 호남 의원들의 공천 여부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권에서 어차피 절반 이상은 신인으로 공천할 수 밖에 없다"며 과반의 물갈이를 예고했습니다. 

대표적인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운영하는 '열려라 국회'라는 인터넷 사이트(http://watch.peoplepower21.org)가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꼼꼼이 기록하는 곳입니다. 의원모니터와 국회모니터가 양대 축입니다. '열려라 국회'가 집계한 원자료를 토대로 또다른 시민단체인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http://www.taxkorea.org)'이 순위를 매겼습니다.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 그리고 법안 대표발의 3가지 항목입니다. 기간은 19대 국회가 시작된 2012년 5월부터 최근까지입니다.

의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순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3개 항목에서 모두 하위 2/3선인 200위 이하를 차지한 의원은 모두 34명이었습니다.(지난 4일 의원직을 승계받은 정윤숙 의원은 제외했습니다)  
자료=열려라 국회, 세금바로쓰기 납세자운동
(* 김태호, 이병석, 이완구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 

당별로 보면(같은 당내에서는 가나다 순) 새누리당은 강석훈, 길정우, 김동완, 김진태, 김태호, 박창식, 서청원, 신상진, 유기준, 유일호, 이군현, 이병석, 이완구, 이인제, 이장우, 이재오, 이정현, 이주영, 이학재, 정두언, 정미경, 정병국, 주호영, 최경환, 하태경, 홍철호, 황우여 의원 등 27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이해찬, 홍의락 의원 등 3명, 국민의당 권은희, 김한길 의원 등 2명, 무소속이 박지원, 최재천 의원 등 2명입니다.
 
이제부터는 각각의 항목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상하위 모두 5위까지 뽑아봤습니다. 

먼저, 본회의 출석률입니다. '달려라 국회'가 집계한 지난달 8일까지, 모두 165차례의 본회의가 열렸는데, 모든 회의에 참석한 개근 의원이 6명이나 됐습니다. 새누리당의 김태원, 김한표, 박맹우, 안상수, 장정은 의원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입니다.

반면 새누리당 정두언(26.67%, 이하 %) 이완구(65.15) 이한구(66.06) 주영순(68.48)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장하나(62.42) 의원은 상대적으로 출석률이 낮았습니다. 정두언 의원의 출석률이 특히 낮은 것은 저축은행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기간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 2014년 11월 무죄가 최종 확정된 바 있습니다.   

상임위 출석률은 새누리 송영근(99.32%, 이하 %) 이진복(98.88) 강길부(97.60) 더민주 박남춘(97.39) 박홍근(97.38) 의원이 상위 5위를 차지했고, 새누리 황우여(17.52) 최경환(40.66) 김무성(45.71) 이완구(48.41) 이한구(49.51) 의원이 하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5명 모두 당 지도부와 국무위원 일을 병행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해당 의원의 대표발의와 1인발의를 포함한 법안 대표발의 1위는 새누리 이명수 의원으로 무려 261개나 됐습니다. 2위 더민주 김우남 의원 235개, 새누리 김태원-더민주 부좌현 의원이 178개로 공동 3위, 새누리 정희수 의원이 177개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발의가 저조한 의원으로는 새누리 안상수-더민주 신문식(각 1개), 국민의당 천정배(2개), 새누리 강창희(3개), 새누리 나경원, 이완구, 장정은, 황우여 더민주 문재인 의원이 4개씩을 발의했습니다. 

모든 과목에서 다 잘하기가 쉽지 않은 건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출석률과 법안발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새누리 안상수 의원은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은 1위를 차지했지만, 법안발의는 1개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역시 본회의 1위, 상임위 2위 출석률이었지만 발의수는 290위에 그쳤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법안발의 1위 새누리 이명수 의원은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순위가 각각 130위와 241위를 기록했고, 발의 2위 더민주 김우남 의원도 출석률이 각각 230위와 235위였습니다.

국회의원을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국회 출석율과 법안 발의수는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일 겁니다. 학생에게 개근과 과제물 제출이 주요 덕목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임무 가운데 하나가 법안 만들기라는 점에서 시작인 발의와 끝인 본회의 의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엄친아'라고 할 3관왕 의원은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본회의 1위, 상임위 19위, 법안발의 3위),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본회의 8위, 상임위 4위, 법안발의 26위) 이었습니다. 이들 의원 역시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24시간을 씁니다.  

P.S) 이번 통계와 관련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따로 싣습니다. 

◆ 당 지도부·주요 당직자(새누리당 최고위원-김태호·서청원·이인제·이정현, 사무총장-이군현, 대변인-이장우/ 더불어민주당 대표-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김한길 / 민주통합당 대표-이해찬) ◆ 원내지도부(새누리당 정책위의장-주호영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최재천) ◆ 국회 지도부(부의장-이병석, 국방위원장-정두언) ◆국무위원(국무총리-이완구, 부총리 또는 장관-유기준·유일호·이주영·최경환·황우여)들은 당과 국회, 정부 일을 병행하느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강석훈 의원은 지난 2013년 지병 치료를 위해 6개월 간 휴가를 낸 것을 고려하면 본회의·상임위 출석률이 의정감시센터 집계보다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견강부회(牽强附會)다" "개근상 받은 학생이 꼭 공부를 잘한다고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실은 2015년 4월 19대 국회에 입성해 법안 발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과 더민주 신문식 의원 역시 각각 2015년4월과 8월에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이런 적량 평가만으로 의원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제대로 된 법안 하나가 이름만 올리는 법안 여러개보다 민생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추가 해명이 들어오는대로 반론 차원에서 이 취재파일 안에 반영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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