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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하나 "목표는 8승…이제부터 시작"

[취재파일] 장하나 "목표는 8승…이제부터 시작"
"올림픽보다 장기적인 목표(8승) 향해 뚜벅뚜벅 나아갈 것"
"타이거 우즈는 여전히 위대한 선수…여자 우즈되고 싶어 "
 
장하나는 언제 봐도 똑 부러지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입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할 때도, 전화로 인터뷰를 할 때도 항상 기운이 충만하고 말은 거침이 없습니다.

미국 LPGA투어 진출 이후 첫 우승(코츠챔피언십)을 차지하고, 일시 귀국해 가족들과 설 연휴를 보낸 그녀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도 평소의 골프 철학과 목표, 우승의 뒷얘기들을 거침없이 조리 있게 쏟아냈습니다.
Q.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9위로 올라가면서 올림픽 출전도 가시권에 뒀는데?

"저는 올림픽보다는 좀 더 먼 곳을 보고 싶어요. 단기적인 목표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플랜을 짜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 갈 거예요. 장기적인 목표는 LPGA 8승입니다. 제가 KLPGA투어에서 8승을 했는데, LPGA 승수도 최소한 그만큼은 채우고 싶어요. 올해는 느낌이 아주 좋으니까 3승 정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장기 플랜을 향해서 뚜벅뚜벅 가다가 올림픽 출전권까지 얻으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올림픽에 너무 연연하지는 않으려고요."

Q. 올해 특별히 또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나?

"제일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마라톤클래식이에요. 작년에 이 대회에서 연장전까지 갔다가 최운정 선수에게 우승컵을 내줬는데 너무 제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았었거든요. 다시 이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요.

또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1승은 꼭 하고 싶어요. 메이저대회는 오래된 코스에서 많이 열리는데 제가 오래된 코스들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특히 US여자오픈이 제일 기대됩니다."

Q. 미국생활 1년 만에 영어 인터뷰가 아주 유창하고 시원시원하던데?

"저는 엉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제가 언어 습득 능력은 좀 타고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성대모사라든지 다른 사람 사투리 흉내를 잘 냈어요. 영어도 흉내내기인 건 마찬가지죠.

중학교 때 TV 디즈니채널로 만화 영화를 보면서 영어를 접했어요. 어린이 말투로 약간 오버하면서 따라 하는게 재미있었어요. 복잡한 문법은 잘 모르겠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미국 주니어 대회에 출전했는데, 그때마다 만화 영화로 배운 영어 잘 써먹었죠.

저는 한국에서 영어 학원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며칠 전 미국 ESPN에서 제가 디즈니채널 보며 영어 익히는 장면을 촬영해 방송에 내보내더라고요." 

Q. 스윙이 전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다.

"맞아요. 제가 지난해보다 피니시 동작을 좀 짧게 줄였는데 효과가 있어요. 스윙은 간결하고 임팩트는 더 강해지면서 방향성이 좋아지고 스핀 량도 늘었어요. 그러다 보니 공을 컨트롤하기가 더 쉬워졌어요."

Q. 캐디도 바뀌었던데?

"올해부터 PGA투어 선수들 캐디를 맡았던 그렘 콜츠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나이가 50대 초반이시고 경험이 워낙 많은 분이라 코스에서 저에게 도움을 많이 주세요."

Q. 첫 우승하기 전에 무슨 좋은 꿈이라도 꾸었나?

"제가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대회 때 3라운드 파4홀에서 홀인원했잖아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이틀 뒤에 꿈을 꿨어요. 하얀 강아지가 저에게 달려와 안기는 꿈이었죠. 그런데 그 꿈을 꾸고나서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이번 대회(코츠챔피언십) 개막 하루 전에 누가 강아지 한마리를 저에게 분양해줬는데 꿈에서 봤던 강아지와 똑같이 생긴 거예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는데,  바로 그 다음날 그 대회 1라운드에서 제가 7언더파를 치면서 선두로 나섰고 우승까지 하게 된거죠.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Q.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나?

"13일(토) 호주로 출국해서 다음 주 목요일(18일) 개막하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 출전합니다. 지난해와 다른 코스에서 열린다고 하니까 일찍 가서 코스 파악에 주력하려고요. 지금 샷감은 좋으니까 상승세를  이어가야죠."

Q. 지난해 LPGA투어를 뛰면서도 KLPGA투어에서 2승이나 했는데 올해는 국내 대회 출전 계획이 어떻게 되나?

"지난해는 KLPGA 투어 3개 대회에 나와서 우승 두 번에 준우승 한 번 했으니 국내 팬들앞에서 정말 좋은 모습 보여드린 것 같아요. 그 기운으로 자신감을 찾아서 올해 LPGA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 같아요. 올해도 국내 대회에 몇개 출전하긴 할텐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대회에 나올지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

2013년 SBS 8뉴스에서 장하나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여자 타이거 우즈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경기 스타일과 화끈한 세리머니를 닮고 싶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우즈는 부상과 수술로 오랜 부진에 허덕이며 올시즌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지만 장하나의 마음 속에 우즈는 아직도 영원한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전성기가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거죠. 타이거 우즈는 제가 살고 있는 시대에 가장 위대한 선수였고,
청소년기의 저에게 많은 영감과 자극을 주었던 영웅입니다. 저도 우즈처럼 화끈하게 선수 생활하고 싶어요.
이제 첫 우승의 물꼬를 텄으니 지금부터 시작인 거죠."

전화를 끊고 장하나의 SNS 프로필을 봤습니다. LPGA 첫 우승의 사진과 함께 '역사,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LPGA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는 그녀의 도전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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