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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그게 헛된 일은 아니었나봐"…남편의 의로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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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서울 회현역, 안 모 씨는 여느 때처럼 플랫폼에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차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안씨는 열차에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등 뒤에 있던 남성이 갑자기 안씨를 밀어버렸습니다.

손쓸 겨를도 없이 안 씨는 철로에 떨어졌고 달려오는 열차를 피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안 씨의 남편은 또 다른 지하철을 타고 있었습니다. 야간 당직 근무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믿을 수 없는 말이 전화기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병원에서 만난 부인은 말없이 차갑게 누워 있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내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내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했던 지하철 공사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안전을 외면한 지하철 공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유사한 피해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 입니다. 한 명의 개인이 거대한 지하철 공사와 싸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 반의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 명의 개인이 거대한 지하철 공사와 싸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 반의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남편의 의로운 싸움은 여론의 힘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필요하다고 외쳐댔던 스크린도어가 여론의 힘에 떠밀려 전국에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사당역을 시작으로 전국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가 속속 들어섰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의 경우는 아예 지하철역 승강장 전체가 밀폐형으로 설계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지금도 차가운 선로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여보 신문 봤어? 당신은 고통스럽게 갔지만, 그게 아주 헛된 일은 아니었나 봐.” 전국에 늘어나고 있는 스크린도어를 보면서 안 씨의 남편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긴 말입니다. 아직 스크린도어가 놓이지 못한 곳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곳이고, 계속 늘려 나가겠다는 게 관련 기관의 입장입니다. 그건 또 10년이 넘도록 스크린도어가 절반도 설치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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