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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악취"…美 납 수돗물에 '비상사태'

<앵커>

미국의 한 소도시가 납에 오염된 수돗물을 1년 넘게 계속 공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납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다 잘 아시죠? 연방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박병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릭 스나이더 (주지사)를 체포하라!]

납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곳은 미국 디트로이트 시 근처에 있는 인구 10만의 플린트 시입니다.

디트로이트에서 수돗물을 사서 공급해오다가 비용을 아끼겠다고 지난 2014년, 근처 플린트 강으로 식수원을 바꾸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평소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플린트 강으로 식수원을 바꾸자마자 물 색깔이 이상하다,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당국은 냄새를 없애겠다며 라임 향만 추가했을 뿐 별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논란 끝에 1년 넘게 문제의 수돗물을 마신 어린이들 혈액을 검사했더니 기준치가 넘는 납이 검출됐습니다.

[사라 콘/플린트 시 주민 : 세 살짜리 우리 애가 목욕만 하면 발진이 일어나더라고요. 수도꼭지에서 계속 노란 물이 나오고 있어서 우리 애 건강이 너무 걱정돼요.]

어린이 납 중독은 성인이 된 뒤에도 성장부진과 뇌 신경 파괴는 물론 유산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콜린 크로시/플린트 시 주민 : 주지사는 수돗물이 오염됐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곧바로 디트로이트 수돗물로 다시 바꿔 공급했어야죠.]

뒤늦게 주 정부는 수돗물 대신 생수를 공급했고 미 연방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유명 인사들은 물론 대선 주자들까지 비판에 나서면서 전국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또, 플린트 시에 거주하는 주민 절반은 극빈층이거나 흑인이어서 인종과 빈부 차별 문제로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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