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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내일 동지(冬至)…따뜻한 팥죽 어때요?

예로부터 음력 11월은 동짓달이라고 불렀고, 해가 제일 낮게 뜨는 동짓날은 작은 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낮의 길이가 짧은 날인 동지를 한 해의 마지막이자 시작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동지에는 따뜻한 팥죽을 쑤어 온 가족이 같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 아랫목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팥죽을 먹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정겹습니다.

팥은 '귀신'이 싫어한다는 붉은색입니다.

붉은 팥을 이용한 음식은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자 하는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지방에서는 초상 때나 이사를 했을 때에도 집 안팎에 팥죽을 쑤어 뿌렸다고 합니다.

옛 기록에도 동지 팥죽에 대한 풍습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영조 실록에 보면, "동지 팥죽은 양기가 되살아나는 것을 기원하는 뜻이다. 하지만 귀신을 쫓겠다고 문지방에 팥죽을 뿌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만두라고 명했는데 아직 까지 팥죽을 뿌리고 있으니 철저히 단속해 잘못된 풍습을 바로 잡으라"(영조 46년(1770) 10월 8일 하교 중에서)고 되어 있습니다.

당시에 너무 지나치게 행사를 치르는 사람들이 있었나 봅니다.

영조가 역정을 내고 화를 내는 모습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팥죽 먹는 것을 그만하라는 기록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겨울에 먹을 것도 부족한 양민들이 몸에 좋은 팥죽으로 기운을 보충했으면 좋겠는데, 괜히 문지방에 바르거나 집안 곳곳에 뿌려서 본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내용입니다.

먹을 게 부족해지는 동짓날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은 보약이나 다름없을 텐데 귀신 쫓는다고 집안에 뿌리고 있으니 왕까지 답답했나 봅니다.

백성 들의 먹을 것과 영양을 걱정하는 '나라님'이었기에 영조시대가 그렇게 흥했나 봅니다.

좋은 기운을 돋우고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팥죽은 실제로도 몸의 기운을 살리는 영양가 만점의 간식입니다.

동의보감은 팥이 기가 잘 순환하도록 돕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팥은 곡류 중에서 비타민 B1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피로물질 배출과 세포재생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붓기를 빼고, 혈압을 낮추는 효소의 양을 증가시키는 효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팥죽을 끓이느라 따뜻해진 아랫목에 모여 뜨끈한 팥죽 한 그릇을 나누면 심리적 안정감도 생겼을 겁니다.

동짓날, 온 가족이 따뜻함을 나누는 팥죽 한 그릇은 어떨까요?

오늘 영상뉴스는 한국 민속촌 '작은 설맞이, 동지야' 행사 중 '팥죽 나누기'를 취재했습니다.

어느 광고 문구처럼 '죽이 맞는 동지'인 가족과 함께하는 동짓날 저녁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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