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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간 한자리에 꿋꿋이…'명동 구세군'의 하루

<앵커>

이맘때가 되면 거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구세군의 종소리인데요, 추운 날씨도 마다하지 않고 꿋꿋이 거리 모금을 이어가고 있는 구세군의 하루를 김종원 기자가 동행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세군의 하루는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시작됩니다.

명동 지역을 담당할 구세군들이 추위를 견디게 해 줄 의상을 점검하고,

[강성우/구세군 사관학생 : 오늘은 그냥 기본적으로 두꺼운 양말 신고, 내복 입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구세군의 상징, 빨간 자선냄비가 든 가방을 하나씩 들고 각자 자기 위치로 흩어집니다.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는 굳은 날, 1928년 우리나라에서 구세군이 처음으로 모금을 시작한 바로 그 자리에 냄비를 설치합니다.

[이상근/구세군 사관학생 : (명동 이 자리는) 1928년부터 계속해서 모금을 하고 있는 곳이고요. 지금 이 자리에 1억 원을 넣고 가신 분도 계셨고요.]

오후 12시 시작된 모금활동, 2인 1조로 한 시간에 한 번씩 교대를 하는데, 이때 지하주차장 승합차 안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귤 같은 거 가져와서 귤도 좀 먹고요, 여기서 이제 다리도 풀고요, 힘들면 발바닥도 좀 주무르고.]

그렇게 밤이 됐습니다.

하루 온종일 고생한 구세군들이 분식집에 모였습니다.

[박연영/구세군 사관학생 : 말을 계속해야 하니까 목이 좀 아파 가지고, 약 먹으면서 하고 있습니다.]

[박지영/구세군 사관학생 : 많이 넣어주시면 덜 힘들어요.]

유명 팝페라 가수의 자원봉사 공연까지 열리면서 오늘의 모금은 절정에 달하고, 저녁 8시 모든 모금활동을 마감하고는 자선냄비를 봉인합니다.

고되지만 이웃을 돕는 일이 좋다는 구세군 사관학생과 자원봉사자들, 딱 12월 한 달 이렇게 모인 모금액은 지난 87년간 수많은 불우이웃을 위해 쓰였습니다.

기자도 오늘(13일) 오랜만에 구세군 자선냄비에 작은 정성을 보탰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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